[심리적 안전감 시리즈 1] 피드백 리터러시의 활성화 스위치, 심리적 안전감
[심리적 안전감 시리즈 1] 피드백 리터러시의 활성화 스위치, 심리적 안전감
심리적 안전감의 유무는 피드백의 목적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한다.
📉 판단적 기제 vs. 발달적 기제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환경에서 피드백은 판단적 기제(judgmental mechanism)로 인식됩니다. 이는 개인의 수행 능력에 대한 최종 판결처럼 느껴지며,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 동료 피드백 상황에서 학생들이 동료의 평가를 교사의 권위 있는 평가에 대한 불완전한 대체물로 여기는 것은 피드백을 이러한 판단의 틀에서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달리,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환경에서 피드백은 발달적 기제(developmental mechanism)로 재인식됩니다. 이는 성장을 위한 기회이자 학습을 위한 자원으로 여겨지며, 학습자의 주도성, 동기, 그리고 웰빙을 촉진합니다. 비공식적 맥락에서 학생들이 지식을 공동으로 구성하고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피드백을 발달의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평가의 비중이 낮은(low-stakes), 시의적절하며 개인화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는 평가에 대한 위협을 줄이고, 학생들이 도전에 직면했을 때 자기 성찰과 회복탄력성을 기르도록 장려합니다.
💡 심리적 안전감의 동적 형성 요인
심리적 안전감은 단순히 존재하거나 부재하는 이분법적 상태가 아니라, 여러 요인들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며 역동적으로 형성됩니다.
- 개인 내적 요인 (Intrapersonal): 학생 개인이 도움을 요청하는 데 느끼는 자신감과 편안함의 정도가 포함됩니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낮은 학생은 안전한 환경에서도 피드백을 구하는 것을 주저할 수 있습니다.
- 대인 관계적 요인 (Interpersonal): 피드백 제공자와의 신뢰 수준 및 관계의 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는 Headington (2018)의 연구에서 비공식 네트워크의 성공이 ‘신뢰’와 ‘상호성’에 달려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됩니다.
- 사회문화적 요인 (Sociocultural): 교실이나 기관의 전반적인 문화가 심리적 안전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경쟁적이고 성과 중심적인 문화는 안전감을 저해하는 반면, 협력적이고 성장을 장려하는 문화는 안전감을 촉진합니다.
🚀 숨겨진 피드백 리터러시를 깨우는 스위치
종합하면, 심리적 안전감은 단순히 좋은 피드백을 위한 여러 조건 중 하나가 아니라, 학생들의 숨겨진 피드백 리터러시를 깨우는 필수적인 활성화 스위치(activation switch)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안전감이 부재할 때, 학생들은 방어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그들의 피드백 역량은 잠재된 상태로 머무릅니다. 반면,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될 때, 학생들은 성장 지향적이고 협력적인 태도로 전환하여 피드백을 주고받는 데 있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게 됩니다.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피드백 역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피드백 역할을 거부하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 것은 아닐까?
그러한 의미에서 이를 ‘숨겨진 피드백 리터러시‘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는 학생들이 ‘심판관’ 역할을 거부하는 이유가 그 역할이 대인 관계적 위험을 내포하기 때문임을 시사합니다.
심리적 안전감은 바로 이 위험을 관리하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습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 조건입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교육 설계의 목표는 의도치 않게 이 스위치를 ‘꺼짐’ 상태로 만드는 공식적 시스템을 재설계하여, 의도적으로 스위치를 ‘켬’ 상태로 전환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참고문헌
- Dalsgaard, C., Boie, M. A. K., & Prilop, C. N. (2025). Students’ hidden feedback literacy: distinct differences between formal and informal peer feedback situations. Scandinavian Journal of Educational Research. Advance online publication. https://doi.org/10.1080/00313831.2025.2554726
- Edmondson, A. (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350-383.
- Edmondson, A. (2004). Learning from failure in health care: Frequent opportunities, pervasive barriers. Quality & Safety in Health Care, 13(suppl 2), ii3-ii9.
- Headington, R. (2018). Peer and self-assessment: Developing learners’ evaluative judgment through collaborative networks. In M. S. Ryan & E. C. Henderson (Eds.), Developing Evaluative Judgment: Assessment for Knowing and Producing Quality Work (pp. 79-89). Rout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