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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과학 77 핵심 전략 가이드

“열심히 하는데 왜 성적은 오르지 않을까?”

교육현장에서 우리는 이 질문을 매일같이 마주합니다. 학생들은 긴 시간 책상에 앉아 있고, 교사들은 열정적으로 가르치지만, 그 노력이 항상 빛을 발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이 문제의 해답이 ‘더’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하게’ 공부하는 방법에 있다면 어떨까요?

브래들리 부시와 에드워드 왓슨의 ‘학습과학 77’은 바로 그 ‘똑똑한 방법’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집대성한 책입니다.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우리의 오랜 믿음과 직관을 데이터로 검증하며, 학생의 잠재력을 깨울 구체적인 ‘전략’들을 제시합니다.

이 글은 ‘학습과학 77’의 정수를 뽑아, 교육 전문가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이 지금 바로 실천할 수 있는 9가지 핵심 전략으로 정리한 최종 가이드입니다.

책 표지

Part 1. 공부의 ‘기술’을 연마하라: 뇌를 속이는 기억법

뇌가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을 이해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전략 1. 인출: 꺼내야 내 것이 된다 (Retrieval Practice)

단순히 눈으로 읽고 밑줄 긋는 공부는 ‘안다’는 착각만 심어줄 뿐입니다. 배운 내용을 기억에서 적극적으로 꺼내보는 ‘인출 연습’이야말로 진짜 공부의 시작입니다.

  • How-to: 백지에 배운 내용 써보기, 친구에게 설명하기,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기.

전략 2. 분산: 벼락치기는 기억의 적이다 (Spaced Practice)

하룻밤의 벼락치기는 뇌에게 ‘이 정보는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줍니다.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나누어 복습할 때, 뇌는 그 정보를 중요한 장기기억으로 전환합니다.

  • How-to: ‘1-3-7-14’ 복습법처럼, 1일 후, 3일 후, 7일 후 간격으로 복습 계획 세우기.

전략 3. 교차: 섞어야 뇌가 똑똑해진다 (Interleaving)

수학 방정식 문제만 100개 푸는 것보다, 방정식, 함수, 도형 문제를 섞어서 풀 때 응용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합니다. 다양한 유형을 넘나드는 연습은 뇌를 유연하게 만들어 실전에 강해지게 합니다.

  • How-to: 한 과목만 파고들지 말고, 여러 과목을 번갈아 공부하거나 한 과목 내 여러 단원의 문제를 섞어서 풀기.


Part 2. 공부의 ‘마음’을 설계하라: 태도가 실력을 만든다

학습은 기술 이전에 심리입니다. 어떤 마음가짐을 갖느냐가 성장의 한계를 결정합니다.

전략 4. 성장 마인드셋: 재능이 아닌 성장을 믿어라 (Growth Mindset)

“난 원래 수학 머리가 없어”라는 믿음이 학생의 발목을 잡습니다. 재능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 모든 교육의 출발점입니다.

  • How-to: 결과보다 노력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칭찬하기. “역시 똑똑해” 대신 “포기하지 않고 여러 방법으로 시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

전략 5. 메타인지: 나를 아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Metacognition)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 즉 ‘메타인지’는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입니다.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진짜 학습이 시작됩니다.

  • How-to: 공부 시작 전 계획 세우기(Planning), 중간에 이해도를 스스로 점검하기(Monitoring), 끝난 후 자신의 학습 전략을 평가하기(Control).


Part 3. 공부의 ‘환경’을 조성하라: 보이지 않는 힘의 과학

학습은 진공상태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말 한마디, 미묘한 눈빛이 학생의 잠재력을 깨우기도, 잠재우기도 합니다.

전략 6. 기대 효과: 믿음이 잠재력을 깨운다 (Pygmalion Effect)

교사가 학생의 잠재력을 굳게 믿을 때, 그 긍정적 기대는 학생에게 전달되어 실제로 성취를 이끌어냅니다. 믿음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과학입니다.

  • How-to: 모든 학생에게 높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지와 격려를 통해 ‘너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달하기.

전략 7. 과정 중심 피드백: 결과가 아닌 과정에 주목하라 (Process-Feedback)

“100점 맞았네, 잘했다!”는 칭찬은 다음 시험에 대한 부담감만 키울 수 있습니다. 점수나 등급이 아닌,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노력과 전략을 구체적으로 짚어줄 때 학생은 성장합니다.

  • How-to: “이번 발표를 위해 자료를 꼼꼼히 찾고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노력이 돋보였어.”처럼 행동과 과정을 칭찬하기.


Part 4. 공부의 ‘함정’을 역이용하라: 뇌의 편향성을 활용하는 기술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비합리적입니다. 이러한 뇌의 허점을 이해하면, 오히려 이를 학습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전략 8. 바람직한 어려움: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잊힌다 (Desirable Difficulties)

학습 과정이 너무 편안하고 쉬우면 뇌는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뇌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애써야 하는 약간의 어려움이 장기기억을 만드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 How-to: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않고 힌트 주기, 오픈북 시험 대신 쪽지 시험 보기 등 의도된 어려움 설계하기.

전략 9. 더닝-크루거 극복: ‘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Overcoming Dunning-Kruger)

어설프게 알 때 가장 자신감이 넘치는 현상.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들었으니 다 안다’고 착각합니다.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 How-to: 동료에게 배운 내용 설명하게 하기, 직접 문제를 만들어보게 하기 등 ‘진짜 아는지’ 증명하게 하는 활동 도입하기.

결론: 지식 전달자를 넘어, ‘학습 설계자’로

‘학습과학 77’은 교육자에게 새로운 역할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뇌와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최적의 학습 경험을 설계하는 ‘학습 설계자(Learning Architect)’가 되어야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그 학습과학적 전략들은 그 설계의 기본 도면이 될 것입니다. 교실에, 그리고 가정에 이 과학적 원리들을 하나씩 적용해 보는 작은 시도를 통해 아이들의 학습 인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면 학습과학 77(브래들리 부시, 에드워드 왓슨, 2020)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