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튜터의 두 얼굴: 소크라테스식 질문 vs. 서사적 제안
AI 튜터의 두 얼굴: 소크라테스식 질문 vs. 서사적 제안
“정답을 알려주는 AI”를 넘어 “생각하게 만드는 AI”는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요? Chen 등(2025)의 연구는 교수자들을 위한 LLM 프로토타입 ‘TeaPT’를 통해, 성찰을 유도하는 ‘소크라테스식 대화’와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서사적 대화’의 효과를 비교합니다. 이 연구는 사용자의 선호도와 실제 학습 효과 사이에 흥미로운 불일치가 있음을 밝혀주며, 교육용 AI 설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합니다.
🎯 1. 연구의 목적
본 연구는 교육적 목적을 위해 설계된 LLM이 교수자의 교수법 향상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두 가지 대화적 접근법을 설계하고 그 효과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 소크라테스식 접근 (Socratic Approach): 안내된 질문을 통해 교수자의 성찰을 촉진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유도합니다.
- 서사적 접근 (Narrative Approach): 정교하고 구체적인 제안들을 풍부하게 제공하여 외재화된 인지(externalized cognition)를 확장하도록 돕습니다.
특히, 교수자의 교수 경험과 AI에 대한 태도가 이 두 가지 접근법에 대한 선호도와 학습 효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자 했습니다.
🔬 2. 연구의 방법 및 접근
- 참가자: 41명의 고등교육기관 교수자(교수, 강사, 조교 등)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 연구 설계 (혼합 연구): 참가자들은 TeaPT 프로토타입의 소크라테스 버전과 서사 버전을 각각 10분씩 모두 사용해보는 개인 내 설계(within-subject design)에 참여했습니다.
- 데이터 수집:
- 대화 로그: 사용자와 챗봇 간의 메시지 수, 단어 수 등 참여도를 정량적으로 분석했습니다.
- 설문조사: 각 버전을 사용한 직후, 명확성, 지지적 톤, 성찰 유도, 실행 가능성 등 5가지 차원에 대해 평가했습니다.
- 사후 인터뷰: 두 버전에 대한 질적 경험, 선호 이유, 학습 내용 등을 심층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 3. 주요 발견
(1) 참여도 vs. 실행 가능성
- 소크라테스 버전은 사용자의 더 높은 참여(더 많은 메시지와 단어 수)를 이끌어냈습니다. 이는 성찰적 대화 설계가 사용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했음을 보여줍니다.
- 서사적 버전은 ‘실행 가능한 지침(Actionable Guidance)’ 측면에서 더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즉, 당장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데 더 유용했습니다.
(2) 사용자 특성에 따른 선호도 차이
- 저경력 & AI 낙관론자: 교수 경험이 적고 AI에 개방적인 교수자들은 성찰을 유도하는 소크라테스 버전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들은 AI를 ‘생각 파트너‘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고경력 & AI 신중론자: 교수 경험이 많고 AI에 신중한 교수자들은 빠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서사적 버전을 더 선호했습니다. 이들은 AI를 ‘정보 검색 도구‘로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3) 선호도와 학습의 불일치
- 흥미롭게도, 많은 참가자들이 효율성 때문에 서사적 버전을 ‘선호’한다고 답하면서도, 실제 교수법에 대한 깊은 ‘학습’이나 성찰은 소크라테스 버전과의 대화에서 얻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사용자의 선호도가 반드시 교육적 가치와 일치하지는 않음을 시사합니다.
💡 4. 결론 및 시사점
‘하나의 사이즈가 모두에게 맞지 않는다(One-size-fits-all)’는 원칙은 교육용 LLM 설계에 있어 핵심적입니다. 이 연구는 교육용 LLM이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사용자의 경험 수준, AI에 대한 태도 등을 고려하여 유연하고 적응적인 대화 모드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줍니다.
교수자는 AI 기술의 단순한 사용자를 넘어, 학생들의 AI 활용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 모델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AI 도구는 단기적인 효율성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전문성 개발과 성찰적 실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 5. 리뷰어의 생각 더하기 (ADD+ One)
(1) 이 연구의 탁월한 점 (강점)
- 정교한 실험 설계: 모든 참가자가 두 가지 버전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개인 내 설계를 통해 두 접근법의 차이를 명확하고 신뢰도 높게 비교했습니다.
- 중요한 사용자 그룹에 집중: 교육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교수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연구 결과가 갖는 현장 적실성과 파급효과가 매우 큽니다.
- 심층적이고 미묘한 분석: 단순히 어떤 버전이 더 좋았는지를 넘어, ‘누구에게’, ‘왜’ 더 효과적이었는지를 사용자 특성과 연관 지어 깊이 있게 분석했습니다.
(2) 현장을 위한 추가 제언
- 하이브리드 및 적응형 인터페이스: 이상적인 교육용 챗봇은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소크라테스 모드(성찰)와 서사 모드(아이디어)를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 ‘생산적인 불편함’의 설계: 교육용 AI는 사용자를 무조건 편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때로는 성찰을 위한 질문을 던지며 ‘생산적인 불편함‘을 유발하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진정한 학습은 때로 인지적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 장기적 사용 효과 연구: 이 연구는 단기적 상호작용을 다룹니다. 교수자가 이 두 가지 유형의 챗봇을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교수법과 AI에 대한 인식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종단 연구가 후속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 6. 추가 탐구 질문
- 사용자의 선호(서사적 접근)와 실제 학습 효과(소크라테스적 접근)가 다를 때, AI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개입하여 사용자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
- 교수자 외에 다른 전문직 그룹(예: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의 전문성 개발을 위해서도 ‘소크라테스식 vs. 서사적’ 접근법의 차이가 동일하게 유효할까?
- 소크라테스식 대화가 사용자의 참여를 더 이끌어낸다면, 이를 게임화(Gamification) 요소와 결합하여 학습 동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출처: Chen, S., Molnar, I. R., Li, P., Acunin, A., Hua, T., Ambrose, A., Chawla, N. V., & Metoyer, R. (2025). Exploring conversational design choices in LLMs for pedagogical purposes: Socratic and narrative approaches for improving instructor’s teaching practice. arXiv preprint arXiv:2509.1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