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자동화는 환상인가? LLM이 촉발한 교사들의 숨은 노동(Hidden Labour)에 대한 비판적 고찰
AI 자동화는 환상인가? LLM이 촉발한 교사들의 ‘숨은 노동’
“프롬프트 입력이 멈춘 후, 교사들의 진정한 노동이 시작된다.”
AI가 교사의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해 줄 것이라는 기술 중심적 담론과 달리, 이 연구는 교사들이 AI가 생성한 결함 있는 결과물을 검토하고, 수정하며, 때로는 완전히 재작업하는 막대한 ‘숨은 노동(Hidden Labour)’의 존재를 조명합니다. 이러한 노동은 교사의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라, AI가 가진 근본적인 교육적 취약함을 드러냅니다.
1. 연구의 목적 및 방법
연구의 목적
자동화의 환상이 사실은 교사의 보이지 않는 노동에 의해 유지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LLM의 교육적 취약성이 무엇인지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연구 방법
- 대상: 스웨덴(30명)과 호주(27명) 8개 중등학교 재직 중인 57명의 교사.
- 기간: 2024년 말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30분~60분간 1:1 심층 인터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 분석 관점: 기술이 기대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과 슈퍼마켓의 셀프 계산대처럼 자동화 시스템이 사실은 인간의 노동에 의존해 유지된다는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교사들의 경험을 분석했습니다.

2. 주요 발견: ‘숨은 노동’의 원인과 동기
(1) 교사들이 AI 결과물을 ‘결함있다’고 판단하는 이유 (AI의 취약성)
교사들은 AI 결과물을 단순히 복사해서 붙여넣기(Copy & Paste)하기보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수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함의 주된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맥락적 부적절성: AI가 특정 지역, 학교 문화, 교실의 특수한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해 자료가 부적절할 때.
- 비판적 깊이의 부재: 종종 내용이 밋밋하고, 지나치게 긍정적이며,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등 비판적 깊이가 부족할 때.
- 인간적 관계성의 결여: 특정 학생에게 가장 효과적일 피드백의 어조, 스타일, 난이도를 맞추지 못할 때.
- 직감적 부자연스러움: 내용이나 구성이 어색하고, 진정성이 없으며, 어딘가 모르게 이상하다고 교사가 직감적으로 느낄 때.
(2) 교사가 직접 개입하고 재작업하는 이유 (전문가로서의 동기)
AI 결과물을 재작업하는 동기는 외부적 압력보다는 교사 내부의 전문가적 책임감에서 비롯됩니다.
- 전문가로서의 책임감: 교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최종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 교육적 엄격성 확보: 좋은 수업을 구성하는 교육적 원칙과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교사의 개입이 필수적이라 느낄 때.
- 개인적 소유감과 진정성: 자신이 직접 다듬고 만든 자료여야 더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느낄 때.
- 도덕적 일관성: 학생들에게는 AI에 의존하지 말라고 가르치면서 정작 자신은 AI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 불편함을 느낄 때.
3. 결론 및 시사점: 유사 자동화(Fauxtomation)의 시대
(1) AI 자동화 주장은 허상에 가깝다
- 교사의 가치 재조명: AI의 교육적 취약성은 역설적으로 교사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그것은 바로 맥락을 이해하고, 학생과 공감하며, 복잡한 상황 속에서 교육적 판단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AI는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적인 판단은 할 수 없습니다.
- 숨은 노동의 고려: AI 결과물을 교육적으로 유용하게 만들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노력, 즉 숨은 노동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2) 논의의 실질적 전환 필요
- 기술 중심 담론 경계: AI가 교육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술 중심적이고 이상적인 담론을 경계해야 합니다.
- 교사 전문성 존중: 교육 변화의 논의는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실질적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3) 유사 자동화 (Fauxtomation)
교육에서의 자동화는 교사와 기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유사 자동화(Fauxtomation)에 가깝습니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이 핵심임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4. 리뷰어의 ADD(+) One: 교육 정책 및 연수 제언
(1) 숨은 노동 개념의 활용
이 연구에서 정의한 숨은 노동이라는 개념은 교사들이 AI 활용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명료하게 설명하는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2) 연수 프로그램의 변화
- 연수 방향 전환: 단순한 ‘성공적인 프롬프트 작성법’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AI 결과물 비판적으로 읽고 수업 재구성하기’와 같은 연수를 통해 AI 결과물의 교육적 취약성을 진단하고, 이를 교육적으로 의미 있게 재작업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 재작업 과정 공유 플랫폼 제안: 교사들이 AI의 부족한 결과물을 어떻게 자신만의 교육 철학과 노하우로 재창조했는지 그 재작업 과정 자체를 공유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제안합니다.
5. 추가 탐구 질문
- 장기적 영향: 교사들의 이러한 숨은 노동이 장기적으로 그들의 업무 만족도, 효능감, 그리고 번아웃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 경력별/과목별 차이: 교사의 경력이나 가르치는 과목에 따라 AI 결과물을 재작업하는 노동의 양상과 판단 기준에 차이가 있을까?
- 학생 인식의 차이: 학생들은 교사가 AI를 활용하여 만든 수업 자료와 순수하게 교사가 만든 자료를 어떻게 다르게 인식할까? 학습 몰입도나 교사에 대한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출처: Selwyn, N., Ljungqvist, M., & Sonesson, A. (2025). When the prompting stops: exploring teachers’ work around the educational frailties of generative AI tools. Learning, Media and Technology, 50(3), 310-323. https://doi.org/10.1080/17439884.2025.2537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