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소수 기업의 독점에서 시민의 참여로
AI 개발, 소수 기업의 독점에서 시민 참여로
AI 기술이 소수 기업에 의해 중앙집중적으로 개발되는 지금, AI는 과연 누구를 위한 기술일까요? Elmqvist 등(2025)의 연구는 1970년대 스칸디나비아의 ‘참여형 디자인’ 전통에서 해답을 찾습니다. AI를 민주주의의 장으로 재정의하고, 사용자를 공동 설계자로 세우는 ‘참여형 AI’ 프레임워크를 통해 기술 발전의 방향키를 시민의 손에 쥐여주는 새로운 길을 모색합니다.
🎯 1. 연구의 목적
본 연구는 1970년대 스칸디나비아에서 기계 자동화에 대응하기 위해 등장했던 참여형 디자인(Participatory Design, PD) 전통을 현대의 AI 문제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AI가 인간의 자율성과 민주적 가치를 위협하는 상황에 맞서, AI를 단순한 기술이 아닌 민주주의의 장(locus of democracy)으로 보고, 인간의 주체성을 강화하는 ‘참여형 AI(Participatory AI, PAI)’ 프레임워크를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 2. 연구의 방법 및 접근
이 연구는 PAI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그 타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 이론적 종합: 스칸디나비아 참여형 디자인(PD)의 핵심 원칙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현대 AI 기술이 마주한 설계 문제와 연결하여 PAI 프레임워크를 구성합니다.
- 핵심 프레임워크 제시:
- 5가지 참여형 원칙: 상호 학습, 미래 대안 탐색, 인공물 생태계, 권한 부여 및 매개, 해방적 실천과 민주주의
- 4가지 AI 설계 과제: 전문화 설계, 다중양식 & 분산 생태계 설계, 창발적 시스템 행동 설계, 인간 증강 설계
- 사례 연구 분석: 교육, 창의성, 온라인 지식(위키피디아), 농업, 제조업 등 5가지 실제 사례를 통해 제안된 PAI 프레임워크가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분석적으로 설명합니다.
🔑 3. 주요 내용 및 주장
- AI 개발은 정치적 행위: 현재의 AI 모델은 기술적으로 중립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가치를 내포하고 권력 구조를 강화하는 정치적 산물입니다. 따라서 개발 과정에 민주적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 사용자는 공동 설계자: PAI는 사용자를 단순히 최종 사용자로 보지 않고, AI 시스템의 목표 설정, 데이터 큐레이션, 평가 기준 수립 등 전 과정에 참여하는 공동 설계자(co-designer)로 간주합니다.
- AI를 도구로, 인간을 주인으로: AI가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전문성과 판단력을 증강(augment)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 상황에 맞는 지역적 AI: 하나의 거대 모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대신, 각 커뮤니티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조정되고 통제되는 지역적 AI 주권의 네트워크를 제안합니다.
💡 4. 결론 및 시사점
본 연구는 AI 기술의 발전 방향이 기술 자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참여를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참여형 AI는 AI를 소수 기업의 독점적 제품이 아닌,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높이는 공유된 사회-기술 시스템(shared socio-technical system)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합니다.
✨ 5. 리뷰어의 생각 더하기 (ADD+ One)
(1) 이 연구의 탁월한 점 (강점)
- 견고한 역사적, 이론적 기반: 50년에 걸친 참여형 디자인의 역사를 AI라는 현대적 과제와 연결함으로써, 기술-사회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프레임워크: ‘5가지 원칙’과 ‘4가지 과제’라는 명확한 틀을 제시하여, 막연한 ‘참여’의 개념을 실제 AI 개발 현장에서 적용해볼 수 있도록 구체화했습니다.
- 균형 잡힌 시각: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PAI의 이상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자원 제약, 데이터 소유권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한계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논의를 더욱 풍부하게 만듭니다.
(2) 현장을 위한 추가 제언
- ‘참여 워싱(Participation Washing)’ 경계: 기업이나 기관이 구색 맞추기식으로 사용자를 형식적으로만 참여시키는 ‘참여 워싱’을 경계해야 합니다. 진정한 참여는 사용자가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질 때 가능합니다.
- AI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 의미 있는 상호 학습을 위해서는, 비전문가를 위한 AI 리터러시 교육과 전문가를 위한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 증진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작은 시작의 가치: 전면적인 PAI 도입이 어렵다면, 사용자를 자문 위원으로 위촉하거나 교사 커뮤니티와 협력하는 등 작은 형태의 참여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습니다.
❓ 6. 추가 탐구 질문
- 초거대 AI 모델처럼 규모가 매우 크고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에 ‘참여형 원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을까?
- 참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조정하고 합의에 이를 수 있는가?
- PAI 원칙에 따라 개발된 AI가 그렇지 않은 AI에 비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윤리적 가치와 경제적 효율성 사이의 균형점은 어디일까?
출처: Elmqvist, N., Hoggan, E., Schulz, H.-J., Petersen, M. G., Dalsgaard, P., Assent, I., … & Iversen, O. S. (2025). Participatory AI: A Scandinavian approach to human-centered AI. arXiv preprint arXiv:2509.12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