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분 소요

CSL, 개념기반탐구학습, IB의 관계성

IB, 개념 기반 탐구 학습(CBI), 그리고 공감 기반 시스템 리더십(CSL)의 관계를 ‘멋진 레고 성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레고 성 만들기’로 보는 세 가지의 관계

1. 개념 기반 탐구 학습 (CBI): ‘튼튼한 성을 짓는 원리’를 담은 설계도

  • 역할: 똑똑한 설계도 또는 건축 원리
  • 설명: 레고 성을 만들 때, 단순히 설명서에 나온 대로 레고 조각(개별적 사실)을 하나씩 쌓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념 기반 탐구 학습(CBI)은 “왜 이 부분은 뾰족한 모양일까?”, “튼튼한 벽을 만들려면 어떻게 쌓아야 할까?” 와 같이 ‘개념’과 ‘원리’를 먼저 생각하게 합니다. ‘방어’, ‘균형’, ‘구조’ 같은 큰 개념을 이해하면, 설명서가 없어도 더 멋지고 튼튼한 성을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즉, CBI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단순 사실 암기 대신, 세상을 이해하는 큰 생각의 틀을 배우자!”라고 답하는 학습의 설계도입니다.


2. 공감 기반 시스템 리더십 (CSL): ‘함께 즐겁게 짓는 기술과 마음’

  • 역할: 즐겁게 협력하는 건축가들의 마음가짐과 기술
  • 설명: 아무리 훌륭한 설계도(CBI)가 있어도, 친구들과 함께 레고 성을 만들다 보면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내 말이 맞아!”, “너는 왜 그것밖에 못 해?”라며 싸우면 성은 완성될 수 없겠죠. 공감 기반 시스템 리더십(CSL)은 바로 이때 필요합니다.
    • (자기 Self) 내가 왜 화가 났는지 잠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 (타인 Each Other) 친구의 입장에서 “아, 저 친구는 저런 모양을 만들고 싶었구나”라고 마음을 이해해주고,
    • (시스템 System) “아, 우리가 역할을 나누지 않아서 자꾸 부딪히는구나!”라며 문제의 진짜 원인을 함께 찾아 해결하는 것입니다.

    즉, CSL은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마음을 살피며,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따뜻하고 안전한 환경을 만들자!”라고 답하는 학습의 문화이자 기술입니다.


3. IB (International Baccalaureate): ‘원리’와 ‘마음’이 합쳐진 완성된 교육 체계

  • 역할: 잘 지어진 레고 성이자, 성을 짓는 전체 과정
  • 설명: IB는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하나의 거대한 교육 목표이자 시스템입니다. IB는 공식적으로 개념 기반 탐구 학습(CBI)을 자신들의 핵심 교수법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즉, IB라는 성은 CBI라는 튼튼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지어집니다.
  • 그런데 IB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IB 학습자상(Learner Profile)’에는 ‘배려하는 사람(Caring)’, ‘소통을 잘하는 사람(Communicators)’, ‘균형 잡힌 사람(Balanced)’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학습자를 길러내려면, 단순히 지식만 가르쳐서는 불가능합니다. 바로 CSL이 제안하는 공감적이고 성찰적인 교실 문화가 필수적입니다.

결론적으로, CSL이라는 건강한 토양 위에서, CBI라는 씨앗(핵심 개념)을 심을 때, IB라는 풍성하고 아름다운 나무(전인적 학습자)가 자라날 수 있습니다. CSL은 IB와 CBI가 추구하는 이상적인 학습이 실제로 교실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인 ‘엔진’이자 ‘운영체제’ 역할을 합니다.


심층 탐구: 설계도(CBI), 토양(CSL), 생태계(IB)

CBI: 학습의 뼈대를 세우는 ‘설계도’

먼저, 학습의 뼈대를 세우는 개념 기반 탐구 학습, 즉 CBI(Concept-Based Inquiry)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CBI는 ‘그래서 우리가 배워야 할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줍니다. 수많은 사실과 정보를 그저 나열하고 암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 지식들을 꿰뚫는 핵심적인 ‘개념’과 ‘원리’를 중심으로 학습을 구조화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역사를 배울 때 개별적인 전쟁 사건들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갈등’, ‘권력’, ‘변화’라는 더 큰 개념의 렌즈로 사건들을 분석하는 것이죠. 이렇게 지식의 구조를 파악하면, 학생들은 배운 것을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도 유연하게 적용하는 힘, 즉 진정한 의미의 고등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CBI는 이처럼 학습의 지적 깊이와 체계성을 책임지는 훌륭한 ‘설계도’ 역할을 합니다.

CSL: 학습 환경의 질을 높이는 ‘토양’

그렇다면 훌륭한 설계도만 있으면 멋진 집이 지어질까요? 여기에 공감 기반 시스템 리더십, CSL(Compassionate Systems Leadership)이 더해지면 놀라운 변화가 일어납니다. CSL은 학습의 내용이 아니라, 학습이 일어나는 ‘환경의 질’과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에 주목합니다.

CSL은 사회정서학습(SEL)과 시스템 사고를 통합하여, 교사와 학생 모두의 웰빙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스트레스가 높고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깊이 있는 탐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CSL은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힘을, 타인과의 공감적 대화를 통해 서로를 지지하는 협력의 문화를, 그리고 시스템 사고를 통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지혜를 길러줍니다. 즉, CSL은 훌륭한 설계도인 CBI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교실이라는 현장의 ‘토양과 기후’를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개념 기반 탐구 학습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지적 탐험’을 요구한다면, CSL은 학생들이 안심하고 그 탐험에 뛰어들 수 있는 ‘심리적 안전 기지’를 제공합니다. 반대로 CSL을 통해 기른 공감 능력과 시스템을 보는 눈은, CBI가 제시하는 ‘갈등’, ‘상호의존’과 같은 복잡한 개념을 더 깊이 있게 탐구하는 최고의 도구가 되어줍니다.

IB: 모든 것을 아우르는 ‘교육 생태계’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큰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IB는 개념 기반 탐구 학습을 핵심적인 교육 방법론으로 공식 채택한, 고도로 발달된 종합 교육 생태계입니다. IB의 교육과정은 CBI의 설계도를 따라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IB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인 ‘IB 학습자상(Learner Profile)’입니다. ‘배려하는 사람’, ‘성찰하는 사람’, ‘소통을 잘하는 사람’과 같은 이상적인 학습자상은 지식만으로는 결코 길러낼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CSL의 가치가 빛을 발합니다. CSL이 제안하는 교실 속 성찰과 공감의 실천들은, IB가 목표로 하는 학습자상을 현실에서 길러내는 가장 구체적이고 강력한 방법론이 됩니다. 특히 IB가 강조하는 ATL(Approaches to Teaching and Learning) 기술 중 ‘자기관리 기술’과 ‘사회성 기술’은 CSL의 핵심 역량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결론: 최상의 시너지를 내는 파트너

결론적으로, 이 세 가지의 관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관계

개념 기반 탐구 학습(CBI)이 배움의 지적 깊이를 책임지는 ‘설계도’라면, 공감 기반 시스템 리더십(CSL)은 그 설계도가 실현될 수 있는 안전하고 성찰적인 ‘토양’을 가꾸는 일입니다. 그리고 IB는 그 튼튼한 토양 위에서 정교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깊이 탐구하고 따뜻하게 소통하는 학습자라는 열매를 맺게 하는 잘 가꾸어진 ‘교육 생태계’ 그 자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