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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목적

(1) 생성형 AI는 자동화와 효율성을 강조하며, 탐색, 성찰, 책임감을 바탕으로 하는 디자인 교육의 학습 방식을 위협한다. AI가 학습자의 판단, 주도성, 책임감을 기르는 느리고 탐색적인 학습 과정을 대체할 위험이 있다. AI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의사결정을 외부화할 때, 디자인 교육에서 보살핌, 책임감, 비판적 참여를 어떻게 함양할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른다.

(2) 이 연구는 AI 지원 디자인 교육을 위한 가치 지향적 틀인 ‘AI 장인정신(AI Craftsmanship)’을 제안한다. 위험(risk), 리듬(rhythm), 보살핌(care)을 핵심 가치로 삼아 AI 통합 창의 코딩 도구를 개발하고, 이 도구가 학습자의 성찰적이고 책임감 있는 학습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탐색하는 것이 목표이다.


2. 연구의 방법

(1) 이 연구는 ‘디자인을 통한 연구(Research through Design, RtD)’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연구자의 개인적인 성찰적 탐구, AI 통합 도구의 설계 및 개발, 그리고 질적 실증 연구를 결합한 접근 방식이다.

(2)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은 디자인 교육에서 생성형 패턴 제작 학습을 지원하도록 개발된 AI 통합 창의 코딩 도구이다. 이 도구는 p5.js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며, 연구팀은 AI의 역할에 의도적인 제약을 두어 효율성보다 학습 과정을 강조했다. 이 도구를 사용하여 5명의 디자인 실무자를 대상으로 학습 경험, AI와의 상호작용, 과정과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을 질적으로 분석했다.


3. 주요 발견

(1) 이 연구는 ‘AI 장인정신’이라는 개념적 틀을 제시한다. 이는 AI가 학습자의 가치, 도구, 재료 사이를 매개하는 층(layer)으로 작용한다는 관점이다. AI를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나 자율적인 창작 주체로 보지 않고, AI가 학습자가 불확실성을 마주하고, 참여 속도를 조절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기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이해한다. 이 틀은 장인정신의 핵심 가치인 위험, 리듬, 보살핌에 주목한다.

  • 위험(Risk): 알고리즘의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을 의미한다.
  • 리듬(Rhythm): 반복적인 제작 과정에서 학습자의 참여와 몰입을 지속시키는 시간적 흐름이다.
  • 보살핌(Care): AI가 창의적 작업에 참여하면서 모호해질 수 있는 저작권, 소유권, 책임의 문제를 다루는 윤리적 태도와 주의 깊은 태도를 뜻한다.

(2) 패턴 목록 (위험): 학습자는 미리 준비된 생성형 패턴 템플릿으로 시작한다. 이는 처음 코딩하는 사람에게 빈 화면의 막막함을 덜어주지만, 지나친 구조는 학습의 ‘생산적인 어려움’을 없앨 수 있다. 따라서 이 도구의 템플릿은 초보자에게 친숙하면서도 기본 알고리즘 구조를 노출하여, 학습자가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게 한다. 예상과 다른 시각적 결과물은 해석과 시행착오의 공간을 만들어 학습자가 기존 구조를 수정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위험’을 학습 과정의 본질적인 부분으로 만든다.

(3) 코딩 도구 상자 (리듬, 보살핌): 이 도구는 스케치 실행, p5.js 공식 문서 참조, AI를 통한 코드 설명 강조 기능 등을 제공한다. 학습자가 코딩 환경 내에서 주의를 유지하며 학습 흐름을 이어가도록 설계되었다. 실행, 참조, 설명 사이를 유연하게 오가게 함으로써 반복적인 실험(리듬)과 코드라는 재료에 대한 세심한 주의(보살핌)를 지원한다. 학습자는 AI의 불투명한 자동화에 의존하지 않고 코드의 작동 방식을 직접 탐구하며, 의도적인 조정과 성찰적 참여를 통해 학습한다.

AI 교육 도구 그림 1: 연구 과정에서 설계된 도구의 모습. 인터페이스와 상호작용 디자인에서 AI 장인정신 가치인 위험, 리듬, 보살핌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도구 기능은 (A) 패턴 목록, (B) 코딩 도구 상자, (C) 채팅 인터페이스, (D) 기록 기능으로 구성된다.

(4) 제한된 AI 채팅 인터페이스 (위험): 이 AI 대화형 인터페이스는 개념적 질문, 디버깅, 아이디어 구상 등을 지원하지만, 완전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않도록 제한되어 있다. 초기 버전에서는 AI가 완전한 코드를 생성하여 학습자들이 깊이 성찰하지 않고 그대로 복사 붙여넣기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프롬프트를 재설계하여 응답 길이를 제한하고, AI의 역할을 문제 해결에서 ‘의미 형성’으로 바꿨다. AI는 개념적 안내와 성찰적 질문을 제공하여 학습 과정의 불확실성을 유지하고, 학습자의 주도성과 위험을 창의적 과정의 핵심 조건으로 만든다.

(5) 기록 및 성찰 (리듬, 보살핌): ‘기록’ 기능은 코드와 시각적 결과물의 스냅샷을 사용자 주석과 함께 저장한다. 이는 코드 자체를 재료로 인식하고, 반복 작업 과정에서 이해의 변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기록된 순간들을 검토하며 학습자는 작업 과정에 대한 시간적 인식을 높이고(리듬), 결과물을 최종 산출물이 아닌 지속적인 실천의 한 순간으로 재해석하도록 돕는다(보살핌).

생성형 패턴 결과물 그림 2: 질적 연구 참가자들이 도구를 사용해 만든 생성형 패턴 결과물의 예시.

(6) 연구 결과, 위험, 리듬, 보살핌은 일률적으로 나타나기보다 AI 지원 방식에 따라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초기에는 위험과 리듬이 의미 형성을 주도했고, 보살핌은 성찰적 실천을 통해 발현되었다.

  • 위험: AI 채팅 기능이 너무 완전한 답변을 제공할 때 ‘생산적인 어려움’이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되었다. 반면, ‘강조’ 기능은 불확실성을 유지하면서 코드를 ‘번역’하여 학습자가 건설적인 ‘모르는 상태’를 유지하게 도왔다.
  • 리듬: 초반에는 방향 잡기와 빠른 파라미터 변경에 집중되었고, 보살핌과 의도성은 익숙해진 후에 나타났다. 학습자들은 AI로부터 점진적으로 결정권이 이전되기를 바랐다.
  • 보살핌: 짧은 연구 기간 내에서는 가장 덜 명확하게 나타났지만, ‘기록’ 기능을 통해 결정과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형태로 나타났다. 이는 보살핌이 초기에는 ‘과정 지향적 인식’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새롭게 발견된 가치: 안정감자신감은 위험 감수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작용했다. 미적 판단은 참여와 의미 형성의 주요 동력이 되었으며, “모든 파라미터 변경에서 창의성”이 존재한다고 묘사되었다.

4. 결론 및 시사점

(1) 이 연구는 AI 지원 디자인 교육을 위한 ‘AI 장인정신’이라는 가치 지향적 틀을 제안한다. 장인정신 가치인 위험, 리듬, 보살핌은 학습 과정에서 시간적, 상황적으로 다르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특히 초기 의미 형성 단계에서는 위험과 리듬이, 성찰적 실천을 통해서는 보살핌이 나타났다. 또한, 미적 판단과 자신감 같은 새로운 가치들이 학습 동기를 형성하고 과정에 깊이 영향을 미침을 발견했다. AI는 가치, 도구, 재료 사이의 매개체로서 학습자의 불확실성 경험, 참여 속도, 책임감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2) 교육 현장과 AI 도구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AI 도구는 자동화와 효율성에만 집중하기보다, 학습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생산적인 불확실성을 유지하고 성찰적 참여를 유도하도록 설계해야 한다. AI의 역할을 문제 해결자에서 학습자의 ‘감각 형성’을 돕는 ‘번역자’나 ‘사고 파트너’로 전환해야 한다.

(3)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과 결정권을 점진적으로 AI에서 학습자에게 이전하는 지원 방식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기록’ 기능과 같이 학습자가 자신의 과정에 주의를 기울이고 책임감을 느끼도록 돕는 성찰 도구의 제공도 필요하다. 윤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자신감, 미적 판단과 같은 경험적이고 정서적인 요소들이 학습 동기와 지속성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한 AI 학습 환경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5. 리뷰어의 ADD(+) One: 생각 더하기

(1) 이 논문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AI가 단순히 효율성 증진 도구가 아니라, 학습자의 가치관 형성 및 학습 대상과의 관계 맺는 방식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임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자동화된 AI가 학습의 불확실성과 시행착오를 제거하려는 경향이 강한 시대에, ‘생산적인 고통’과 ‘성찰적 참여’라는 장인정신의 핵심 가치를 AI 도구 설계의 최전선으로 끌어올린 점이 중요하다. AI를 문제 해결사가 아닌 학습 과정을 ‘매개하는’ 존재로 재정의함으로써, 인간 중심 AI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2) 이 연구는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학습자의 메타인지 능력과 자기조절학습 능력 함양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AI가 불확실성을 의도적으로 유지하고 성찰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습자는 자신의 사고 과정을 인지하고 조절하는 기회를 얻는다. 또한 HCI(Human-Computer Interaction) 측면에서는 인간 중심 AI 설계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AI의 역할을 고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하는 설계 원칙은 사용자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나아가 AI 시대의 교육 철학적 관점에서, 자동화된 결과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불확실성과 능동적으로 씨름하며 성장하는 인간의 본질적인 학습 경험을 재조명한다.

(3) 이 연구를 발전시킬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AI 장인정신’ 프레임워크를 코딩 외의 다른 창의적 학습 분야(예: 예술 창작, 글쓰기, 과학 실험)에 적용하여 보편성을 검증할 수 있다. 둘째, 학습자의 ‘보살핌’과 ‘책임감’ 같은 장인정신 가치 발달을 장기적으로 추적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단기적인 연구에서는 포착하기 어려운 가치 내면화 과정을 심층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 셋째, AI가 제공하는 ‘위험’과 ‘리듬’의 강도를 학습자의 수준과 학습 목표에 따라 맞춤형으로 조절할 수 있는 적응형 AI 시스템을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보자에게는 좀 더 구조화된 위험을, 숙련자에게는 더 큰 불확실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6. 추가 탐구 질문

(1) 이 연구는 단기적인 관찰이었는데, 장기간에 걸쳐 ‘보살핌’과 ‘책임감’ 같은 장인정신의 가치가 학습자에게 어떻게 내면화되고, 학습자의 행동과 태도에 어떤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까?

(2) AI 에이전트가 학습 과정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가지게 될 때, 학습자의 장인정신 가치인 위험, 리듬, 보살핌은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발현되거나, 혹은 AI의 자율성과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할까?

(3) AI가 학습 과정의 ‘불확실성’을 의도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될 때, 이는 AI의 본연의 ‘효율성’ 지향과 윤리적으로 어떤 긴장을 유발할 수 있을까? 학습자의 학습 효율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생산적인 어려움’을 유지하는 AI의 역할은 어디까지가 적절할까?


<출처> - Huang, T.-T., Huang, J. Y.-C., & Wensveen, S. (2026). Workmanship of Learning: Embedding Craftsmanship Values in AI-Integrated Educational Tools. *Extended Abstracts of the 2026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