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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를 몰라도 서비스를 만드는 시대, 이 놀라운 속도가 오히려 실패를 가속화한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바이브코딩 환경에서 서비스들이 사라지는 진짜 이유를 파헤친다. 이 현상은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인식과 검증 과정의 맹점에서 비롯된다.

속도가 삼켜버린 것들: 사라진 필터와 마찰

과거에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은 기획, 개발, 테스트 등 수개월에 걸쳐 진행되었다. 이 긴 시간은 “과연 이 서비스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수없이 던지게 하는 자연스러운 필터 역할을 했다. 지치고 회의하는 과정 속에서 검증이 일어나는 구조였다.

그러나 현재는 다르다. 아이디어가 떠오른 날 밤에 프로토타입이 나오고, 3일 만에 서비스가 출시되는 시대이다. 클로드 코드, 커서, 바이브코딩과 같은 도구들로 진입 장벽이 무너지며 누구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속도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요한 것들이 사라졌다.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불편함이다. 예전에는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직접 코딩을 배워야 하는 불편함이 “이것이 정말 맞나?”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유도했다. 이제는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만들어진다. 마찰이 사라진 자리에 검증도 함께 사라졌다.

Output 중독: 착각과 확증 편향

바이브코딩의 핵심 문제는 Output 중독이다. 뭔가가 만들어지는 경험 자체가 사용자에게 도파민을 준다. 화면에 UI가 뜨고, 버튼이 작동하며, 기능이 붙으면 “이거 될 것 같다”는 착각이 생긴다. 하지만 이것은 제품이 좋다는 신호가 아니며, 단순히 ‘만들었다’는 신호일 뿐이다.

실패는 다음 패턴으로 일어난다. 아이디어가 보통 자신의 불편한 경험에서 출발하는데, “나는 불편했으니 나 같은 사람이 많겠지”라는 가정 위에 곧바로 제작을 시작한다. 제대로 된 시장 조사를 하지 않는다. 구글에 경쟁사를 찾아보고, 레딧에서 비슷한 불만 글 두세 개를 찾으면 “수요가 있다”고 결론 내린다. 이것은 시장 조사가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찾아내는 확증 편향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서비스는 출시 후 반응이 없다. 이때 대부분은 “마케팅이 부족했나”, “기능이 부족했나”라고 생각하지만, 본질은 그 문제를 돈 주고 해결하려는 사람이 애초에 없었다는 점이다. 기술적으로 작동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사람들이 돈 내고 쓰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피처 크립 함정: 덧붙여도 살아나지 않는 이유

서비스에 반응이 없으면 사람들은 기능을 더 붙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없어서 안 쓰는 거겠지”, “이것도 추가하면 쓰겠지”라는 생각에 빠진다. 바이브코딩 환경에서는 기능 추가가 너무 쉽다. 클로드에 요청하면 30분 안에 기능이 추가된다. 이로 인해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 기능들이 쌓이며 피처 크립 함정에 빠진다. 제품은 복잡해지고, 핵심 가치는 흐려지며, 여전히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 문제의 근원은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전에 만들기 시작한 것에 있다.

검증의 재발견: 만들기 전에 팔아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만들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린 스타트업이 10년 전에 이미 제시한 원칙이지만, 바이브코딩 시대에 더욱 중요해졌다. 만드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검증의 중요성은 비례하여 올라간다. 만드는 것이 쉬워질수록 잘못된 것을 만들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검증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잠재 고객 10명에게 직접 전화 통화: DM이나 설문조사가 아니다. 직접 통화하여 “이런 문제 있으세요?”라고 묻는다. 이 10번의 대화가 6개월치 시장 조사보다 정확하다. 그들이 느끼는 고통의 정도를 피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돈을 받기 전까지는 검증이 아니다: “좋은데요”, “쓸 것 같아요”, “흥미롭네요”와 같은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을 상하지 않으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카드를 긁어야 비로소 수요의 신호이다. 사전 결제, 대기자 명단 등록, 베타 피드백 요청 등 구체적인 행동이 나와야 수요가 있는 것이다.

바이브코딩은 속도를 제공하는 진짜 자산이다. 문제는 이 속도를 잘못된 방향으로 쓰는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빠르게 만드는 것은 빠르게 실패하는 것에 불과하다. 진정한 바이브코딩의 힘은 검증된 문제를 빠르게 만드는 것에서 발휘된다. 순서가 있다. 문제 먼저, 시장 먼저, 수요 먼저, 그 다음에 만드는 것이다. 클로드 코드가 아무리 똑똑해도, 존재하지 않는 수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결국 바이브코딩은 실행의 장벽을 없앴지만, 생각의 장벽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그 생각, 즉 검증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철학·인식론의 시선으로 보면

이 영상이 지적하는 확증 편향은 진정한 지식 탐구의 길을 가로막는 인식론적 함정이다.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려는 시도보다, 이를 반증하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칼 포퍼반증주의가 이 맥락에서 빛을 발한다. 즉, 시장의 차가운 반응은 가설의 오류를 증명하는 강력한 신호이며, 이러한 반증의 과정을 통해서만 비로소 실질적인 가치를 지닌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다. 만들기에 앞서 팔아야 한다는 원칙은 바로 이러한 인식론적 겸손과 맞닿아 있다.

<출처> - 바이브빌더. (2026-04-03). [바이브코딩으로 만든 서비스가 망하는 진짜 이유](https://www.youtube.com/watch?v=pgpdpaLaL-8).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