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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AX)은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로 모든 산업과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인공지능의 바다’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 예상치 못한 역풍과 예측 불가능한 암초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기술 전문가조차 아닌 이들에게, 조직 전체의 AI 활용 문화를 설계하는 일은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는 것과 다름없다.

AI 전환, 기술 너머 조직의 문화와 지혜를 탐험하는 여정

AI 도입, 기술이 아닌 조직의 문화로 인식해야 한다

많은 조직이 AI 도입을 ‘기술’ 문제로만 본다. 그러나 AI 전환은 본질적으로 비용과 권한, 그리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경영진이 “이 도구를 써도 좋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주지 않고, 필요한 비용과 안전성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지 않으면, 아무리 유능한 실무진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우리는 이런 단계를 ‘항구(Phase 0)’에 비유한다. 이곳에서 발이 묶이면 어떤 혁신도 시작되지 않는다.

필자의 판단: 교육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학교 관리자의 명확한 지원 의지 없이는 교사들이 AI 도구 사용에 주저하는 것이 현실이다. AI 사용 가이드라인과 최소한의 보안·윤리 원칙을 마련하는 일은 기술 도입의 선결 조건이다. 이것이 미비하면 AI 활용은 사적 영역에 머물거나, 아예 시도조차 되지 않는다. AI 도구 지원에 주저하는 조직은 이미 도태의 길을 걷는다.

‘나도 할 수 있다’는 불씨, 현장의 작은 성공이 촉발한다

리더십의 승인만으로 모든 구성원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직접 바다를 항해하게 해야 한다. AI나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한 추상적인 기술 설명을 늘어놓는 대신, “이 도구로 내 일이 이렇게 바뀌었다”는 실제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 작은 성공 경험은 비전문가 동료들 사이에서 “쟤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사례 1: 인사(HR) 담당자의 면접 스케줄 자동화 한 비개발 직군의 HR 동료는 챗GPT 등 AI 코딩 도구를 활용해 사내 캘린더와 연동되는 면접 스케줄링 도구를 직접 개발했다. 이전에는 면접관 세 명의 빈 시간을 수동으로 맞추고 회의실을 찾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렸지만, 이 도구 덕분에 5분 안에 일정이 완료되었다.

사례 2: 디자이너의 스크린샷 크롭 확장 프로그램 다른 디자이너 동료는 사용자 매뉴얼 제작 시 웹페이지 스크린샷 내 텍스트와 버튼을 일일이 보정하는 번거로움에 지쳐 있었다. 그는 웹페이지의 특정 UI 요소를 자동으로 잘라 스크린샷으로 만들어주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었다. 이 도구는 곧 팀 전체에 공유되어 작업 효율을 크게 높였다.

AI 전환, 기술 너머 조직의 문화와 지혜를 탐험하는 여정

이런 사례들이 쌓이면서 “나도 AI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직 전체에 퍼진다. 추상적인 AI 교육은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 실제 변화는 옆자리 동료의 ‘성공 경험’에서 시작된다. 교육 현장에서의 변화도 마찬가지다. 교사들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으로 수업 자료를 효율적으로 만들거나, 학생 피드백 자동화 도구를 쓰는 등 동료의 직접 경험이 공유될 때, 비로소 AI 활용의 물꼬가 트인다.

무질서 속에서 길을 찾는 ‘하네스’의 지혜

작은 성공들이 확산하면 곧바로 혼란이 찾아온다. “이 도구를 만들고 싶은데 관리자 권한 좀 주세요”, “API 키가 필요해요”, “AI 사용 비용이 너무 많이 나와요” 같은 요청이 쇄도한다. 이때부터가 진짜 ‘하네스(Harness)’의 단계이다. 하네스는 마차나 동물을 제어하듯이, 자유로운 시도 속에서 질서를 부여하는 일이다. 회사는 이 단계에서 가드레일(Guardrail)을 만들고, AI 활용을 위한 최소한의 규칙을 정한다.

다음은 AI 활용의 무질서와 질서 정연한 ‘하네스’ 상태를 비교한 표이다.

구분 무질서한 AI 활용 하네스를 통한 AI 활용
접근 권한 필요할 때마다 개인적으로 요청, 보안 취약 최소 권한 원칙, 명확한 절차를 통해 허용
비용 관리 개인별 사용량 무작위 발생, 예측 불가 사용 비용 가시화 (누가 얼마나 쓰는지 공유), 인식 전환
도구 개발 개인 스크립트 위주, 공유 및 확산 어려움 ‘프로덕트화’ 가이드 (스크립트-웹 서비스 전환 지원)
전문성 배분 특정 개인에게 집중, 병목 현상 발생 팀 내 ‘준전문가(A.I.bler)’ 양성, 지식 분산
협업 방식 개인 역량에 의존, 고립된 성공 문제 해결을 위한 동반자 역할, 팀 간 시너지 창출

필자의 판단: AI 확산의 진짜 난제는 기술 통제가 아니라 ‘자율 속 책임’의 경계를 설정하는 일이다. 학교 현장에서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만들 때, 단순히 금지 조항을 나열하기보다 교사들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안전하고 윤리적인 사용을 유도하는 ‘적절한 가드레일’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 정보 보호나 AI의 편향성 문제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특정 AI 도구 사용 시 교내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등의 규칙이다. 이는 AI 활용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체계를 갖추지 못하면 일시적인 AI 도입은 결국 실패한다.

AI 전환, 기술 너머 조직의 문화와 지혜를 탐험하는 여정

정답 없는 시대, ‘우리만의 항로’를 설계하는 법

이 단계부터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즉 조직 ‘문화’의 문제로 변모한다. 100점짜리 완벽한 표준은 없다. 급변하는 AI 기술 환경에서 어제의 최고 표준이 오늘은 구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된 표준을 만들려 하기보다, 빠르게 합의하고 빠르게 실행하며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나가는 ‘합의 운영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AI 시대에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코드나 문서를 생성하는 시대로 진입하면, 조직의 위키, 용어집, 서비스 정의서와 같은 ‘조직의 코어 자산’이 훨씬 중요해진다. 이 자산이 얼마나 잘 정제되고 활용되느냐에 따라 AI의 성능과 조직의 생산성이 좌우된다.

필자의 판단: 교육 현장에서도 ‘정답’ 중심의 교육 표준은 빠르게 구식이 된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여러 교사가 실험적 시도를 빠르게 해보고, 그 안에서 조직 내 최적화된 방식을 결정할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한다. 교사들이 AI 도구 활용 사례를 메신저로 공유하고, 동료와 짧은 점심 대화에서 비판적 질문을 던지며, 의심스러운 AI 결과물을 함께 들여다보는 5분짜리 관찰 일지를 공유하는 식의 ‘작은 실험과 성찰’을 장려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가 바로 ‘조직 다이내믹스’의 핵심이다. AI 시대의 핵심 역량은 문제 정의 능력과 빠른 실패를 용인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지식은 AI가 주지만, 지혜는 인간의 몫이다.

또한, AI는 직무 전문성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협업 방식을 요구한다. 개발자가 아니어도 AI 코딩 도구로 솔루션을 만들고, 디자이너가 AI로 제품 스크린샷을 자동화하는 시대다. 기존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며 함께 만든다’는 협업 방식은 이제 ‘개인 영역을 슬쩍 넘나들며 책임을 명확히 나누는 것’에 가까워진다. 교사들도 자신의 교과 전문성을 넘어 AI를 활용해 새로운 교육 방식을 시도하고, 인접 교과와의 협업 방식을 재정의해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바다를 항해하는 법

우리는 아직 미지의 바다를 항해 중이다. 그러나 이 바다는 결코 잔잔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그러나 가능한 한 많이 경험하며 나아가야 한다. AI 기술은 개인이 더 깊은 문제, 더 본질적인 고민에 집중할 시간을 선물한다. 같은 규모의 구성원으로도 우리는 더 빠르게 미션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AI 전환은 결국 조직 전체가 기술을 탐색하고, 활용하고, 지혜롭게 통제하며,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는 집단 지성의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한 치 앞도 모르는 파도와 마주하지만, 우리는 함께 항해하며 조금씩 답을 향해 나아간다.

당신의 학교는 다가올 AI 시대에 어떤 사람, 어떤 기준이 인재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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