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딥 인텔리전스를 교육하는 방법
수업이 끝나고 한 학생이 와서 물었다. “선생님, 그럼 우리는 도대체 뭘 해야 해요?” 챗GPT가 모든 답을 내놓는 교실에서 교사가 가장 자주 받는 질문이 됐다. 켄 오노 교수는 그 질문에 ‘딥 인텔리전스’라는 개념으로 답한다. 다만 이 말은 만능 해법이 아니다. 지식의 가치가 무너지는 자리에 새 능력이 자동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기계가 더 많이 아는 시대, 무엇이 남는가
켄 오노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된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고등학생이 “암 치료법을 찾거나 소설을 쓰는 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소유하고 열정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학생들은 오히려 교수에게 “무엇을 써야 하나요?”라고 되묻는 상황은, 주체적인 사고 능력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지식 습득 경쟁으로는 더 이상 AI를 이길 수 없다. 지식은 가장 저렴한 자원으로 떨어졌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라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떻게 연결하느냐’이다. 우사인 볼트가 오토바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장면이 불공정한 것처럼, 인간이 AI와 지식량을 다투는 시합은 처음부터 결과가 정해진 경기다. 그런데 학교 시험은 여전히 그 경기를 답안지로 옮겨놓고 있다. 이 격차를 봉합하지 않는 한, 학생은 점점 더 자기 머리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라마누잔을 찾아서
켄 오노 교수는 수학자로서 챗GPT의 등장에 절망했지만, 라마누잔의 삶을 연구하면서 희망을 발견했다. 라마누잔은 정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독창적인 수학적 업적을 남겼다. 켄 오노 교수는 라마누잔의 사례를 통해,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능력, 즉 ‘딥 인텔리전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서 켄 오노 교수는 라마누잔이 두 번이나 대학을 중퇴했지만, 그의 아버지가 그런 라마누잔을 영웅으로 여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완벽한 학생이 아니더라도, 즉, 기존 시스템에서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가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식이 공짜인 시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켄 오노 교수는 지식이 저렴해진 시대에, 교육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며, 열정을 추구하도록 영감을 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학생들이 시험 점수와 완벽주의에 매몰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교육이 학생들에게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열정을 따르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AI는 방대한 지식을 즉시 끌어와 보여주는 도구다. 그러나 인간이 가진 추론, 새로운 개념 창조, 아이디어를 다른 맥락에 옮기는 연결 능력은 여전히 대체되지 않는다. 켄 오노 교수는 AI를 ‘논문을 이해해주고, 인간의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는 사서’에 비유한다. 좋은 비유이지만 한 가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 사서는 책을 추천할 뿐, 환자의 두개골을 여는 외과 의사 자리에 앉지 않는다. 신경외과 의사·항공 관제사처럼 책임을 동반한 판단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교육이 옮겨가야 할 자리는 분명하다. 무엇을 외웠는가에서 어떻게 생각했는가로의 이동이며, 그것은 시험 문항부터 수업 설계까지 다시 짜야 한다는 뜻이다.
물리학·복잡계 이론의 시선으로 보면
켄 오노 교수의 주장은 복잡계 이론과도 연결된다. 복잡계에서는 ‘창발성(emergence)’이라는 개념이 있다. 창발성은 개별 요소들의 단순한 합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전체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특성을 의미한다. 딥 인텔리전스는 지식이라는 개별 요소들을 연결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 즉 창발성을 발휘하는 능력과 유사하다. 물리학적으로 보면, 딥 인텔리전스는 ‘엔트로피 감소’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질서한 정보의 바다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발견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능력은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한다.
교사의 역할 재정의
켄 오노 교수는 AI 시대에 교사의 역할은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생들의 ‘딥 인텔리전스’를 키워주는 촉진자, 조력자, 동료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토론하고, 협력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AI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개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여 개별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 역할 변화 | 이전 | 이후 |
|---|---|---|
| 주된 역할 | 지식 전달자 | 딥 인텔리전스 촉진자, 조력자, 동료 학습자 |
| 교수 방식 | 강의, 암기 | 질문, 토론, 협력, 개별 맞춤형 학습 |
| 평가 방식 | 시험, 객관식 평가 | 프로젝트, 포트폴리오, 자기 평가 |
이 변화는 연수 몇 시간으로 끝나지 않는다. 평가 방식이 객관식에서 프로젝트로 옮겨가려면, 학기 초 평가 계획부터 다시 써야 하고 학부모 민원까지 감수해야 한다. 교사 혼자 들고 가기에는 무거운 짐이다. 그래서 동학년·교과 공동체에서 한 학기에 한 단원만이라도 ‘질문 중심 수업’으로 묶어 시도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작은 단원에서 학생이 처음으로 “왜요?”를 자기 입으로 꺼낼 때, 교사도 비로소 강의자 자리에서 한 발 비켜 앉을 수 있게 된다.
액션 아이템
켄 오노 교수가 말한 ‘딥 인텔리전스’는 거창한 개념이 아니라, 한 학생이 처음으로 자기 질문을 던지는 순간에 깨어난다. 그 한 번을 만들기 위해 교실에서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의외로 작다.
- 다음 수업 시작 5분을 ‘오늘 내가 진짜 궁금한 것 하나’로 비워두기
- 시험 문항 중 단 한 문제를 정답 없는 질문으로 바꿔보기
- 챗GPT 답안을 학생과 함께 뜯어보며 “이 답에서 빠진 것은 무엇인가” 묻기
그리고 교사 자신에게도 같은 질문을 돌려본다. 나는 오늘 챗GPT가 대신 답할 수 없는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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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 Korea. (2026-05-23). [AI가 모든 답을 아는 시대, 우리가 진짜 배워야 할 단 한 가지 Axiom Math, 켄 오노](https://www.youtube.com/watch?v=lkIYFatfzFs).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