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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이미 챗GPT를 쓴다. 당신의 교실에서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의 감시 기술에 매달려야 하는가, 아니면 새로운 학습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AI 부정행위 감시? 교육은 이미 학습의 증명으로 진화한다

AI는 막을 수 없다, 실효성 없는 금지 조치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이미 학교 문턱을 넘어섰다. 학생들은 숙제를 하거나 정보를 찾을 때, 글을 쓸 때 이 도구를 활용한다. 일부 교육 당국은 AI 사용을 금지하는 임시 조치를 내놓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뉴욕시가 고등학교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일시 금지하고, 로스앤젤레스 통합교육구가 학교 지급 기기에서 AI 사용을 잠정 금지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흐르는 물을 손바닥으로 막으려는 시도와 같다. 학생들은 다양한 경로로 AI에 접근하며, 학교 밖에서는 아무런 제약 없이 AI를 사용한다.

이런 금지 조치는 결국 학생들을 ‘배우는 주체’가 아닌 ‘감시 대상’으로 전락시킨다. 볼티모어대의 레이철 젤레니 교수는 학생들의 글쓰기 과정을 기록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가, 이런 방식이 감시에 불과함을 깨닫고 글쓰기 과정을 전면 개편했다. 학생들을 감시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는 대신, 교육의 본질을 되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 기술적 해결책으로 AI 확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은 환상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 학습 증명으로의 평가 전환

미국 교육 현장은 AI 부정행위 적발에서 ‘실제 학습’ 확인으로 평가 방식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최종 결과물만으로 학생의 학습을 판단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학생이 어떤 사고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맥락에서 결정을 내렸는지 증명하도록 요구한다.

AI 시대의 평가 패러다임은 다음과 같이 전환된다.

구분 전통적 평가 AI 시대의 새로운 평가
평가 대상 최종 결과물 (지식 습득 여부) 사고 과정, 문제 해결 전략 (학습 경로)
과제 예시 연구 논문, 정답 도출 챗봇 대화 기록, 의사결정 설명, 소감 영상
핵심 목표 지식 재현, 암기 학습의 깊이, 비판적 사고, 논리적 주장, 활용 능력

볼티모어대의 사례는 좋은 본보기가 된다. 학생들은 연구논문이나 사업제안서 같은 최종 결과물과 함께 챗봇과의 대화 기록, 손으로 작성한 개요, 그리고 과제를 수행하며 느낀 점을 설명하는 영상을 제출한다. 존캐럴대 앤드루 자이저 교수도 학생들에게 온라인 공급망 시뮬레이션 게임을 시킨 뒤, 게임에서 내린 결정의 이유를 설명하게 했다. 이 모든 노력은 “학생이 AI를 사용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학생들이 여전히 배우고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자이저 교수의 단언으로 귀결된다. 교사의 역할은 이제 ‘정답을 채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 과정을 이해하고 촉진하는 사람’으로 진화한다.

AI와 함께 배우기, 교실을 재설계하는 방법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교실의 학습 환경을 재설계하는 파트너가 된다. 콜로라도대의 크리스토퍼 오스트로 교수는 ‘AI 시대의 글쓰기’ 강좌를 열어 학생들이 AI를 어디까지 사용할지 스스로 논의하고 규칙을 정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AI 리터러시와 윤리적 판단력을 길러주는 동시에,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체득하게 한다.

AI는 또한 학습의 촉진자 역할을 수행한다. 볼티모어대에서는 AI 챗봇을 학부모 역할로 설정하여 ‘학교에서 특정 책을 금지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토론하게 했다. 학생들은 AI의 주장에 반박하며 근거를 제시하고, 교수는 이 과정을 통해 학생의 논리적 사고력과 주장 전개 능력을 평가한다. AI는 더 이상 답을 알려주는 기계가 아니라,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는 강력한 학습 파트너가 된다.

이런 접근 방식은 AI 기술 발전의 한 단계 앞을 내다본다. 마린칼리지의 애나 밀스 강사는 AI 에이전트가 학생 대신 시험을 치르거나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이런 윤리적 문제가 더욱 심화되기 전에, 우리는 AI를 교육의 일부로 포용하되 그 사용 원칙과 맥락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학교, 본질적 가치를 재정립하다

AI 시대에 학교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그리고 왜 학생들은 학교에 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교육의 핵심 과제가 된다.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고교 교사 한나 샬린-페티는 “학생들이 모든 과제를 AI에 맡기는 쪽으로 빠져들지 않게 하려면 학교가 갈 만한 가치가 있고 실제로 유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단언은 AI 시대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한다.

학교는 이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다. AI가 정보 검색과 문제 해결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는 시대에, 학교는 학생들이 인간 고유의 역량을 기르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 해결, 협력, 윤리적 판단, 그리고 공감과 같은 역량은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가치들이다. 교사들은 AI를 활용하여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학생들과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 이런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학교는 AI와 함께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인간다운 삶의 방식’을 가르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수면과학·기억 공고화의 시선으로 보면

AI가 제공하는 즉각적인 답과 효율적인 문제 해결 방식은 표면적인 지식 습득에는 유리하다. 그러나 수면과학과 기억 공고화 관점에서 보면, 이런 ‘손쉬운 학습’은 장기 기억 형성과 깊이 있는 이해를 방해할 수 있다. 뇌는 학습된 정보를 수면 중 재처리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거쳐 장기 기억으로 전환한다. 이때, 정보에 대한 능동적인 탐색, 오류 수정, 숙고 과정이 필수적이다. AI가 모든 사고 과정을 대신할 때, 뇌의 이런 복잡한 작업은 줄어들고, 결국 지식은 단기 기억에 머물거나 피상적인 이해로 그칠 위험이 커진다. 진정한 학습은 고통스러운 인지적 노력과 그 뒤를 잇는 기억 공고화 과정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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