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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자료를 좀 더 예쁘게 만들어 주세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상을 근사하게 만들어 주세요.” 교육 현장에서 콘텐츠를 만들 때 흔히 듣고, 또 하는 말이다. 이런 추상적인 지시는 수정에 수정을 부른다. 생성형 AI에게 일을 맡길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 SNS에서 공유된 「Opus 5.5로 영상 10배로 잘 만드는 방법」이라는 게시글은 이렇게 권한다. 예쁘게 해 달라고 열 번 말하지 말고, 좋은 사례를 캡처해 한 장 보여 주라는 것이다.

벽에 사진과 스케치를 붙이며 디자인 무드보드를 만드는 사람

모호한 지시는 왜 실패하는가

교사가 학생에게 “창의적인 프로젝트 보고서를 만들어 오라”고 하면 결과물은 천차만별이다. 학생의 역량 차이보다 ‘창의적’이라는 단어의 모호함이 더 큰 원인이다. 교사마다, 학생마다 ‘창의적’의 뜻이 다르다. 교사 연수 자료나 학부모 안내 영상을 맡길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멋진 영상”을 부탁하면 서로의 기대가 어긋나 수정 작업이 몇 번이고 이어진다.

글로 지시하는 생성형 AI에서는 이 문제가 더 뚜렷하다. “예쁘게 만들어 줘”를 수십 번 반복해도 AI는 사용자의 머릿속 그림을 알 길이 없다. ‘예쁘다’는 말에는 색, 서체, 여백, 움직임에 관한 기준이 하나도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하기보다 보여 주기

게시글의 처방은 단순하다. 원하는 느낌을 말로 설명하는 대신 직접 보여 주는 것이다. 디자인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먼저 모으는 일은 오래된 기본기다. 이제 그 기본기가 AI에게 일을 맡기는 교사에게도 필요해졌다.

게시글이 소개한 여섯 곳은 다음과 같다.

용도 사이트 모아 둔 것
로고 Brandlogo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참고할 만한 로고. 서체 스타일과 색으로 골라 볼 수 있다
앱 아이콘 Icon Museum 잘 만든 iOS·macOS 앱 아이콘
홈페이지 Admire The Web 깔끔하고 반응형인 웹사이트. 매일 새로 올라온다
링크 썸네일 OGFolio 링크를 공유할 때 뜨는 미리보기(오픈 그래프) 이미지
움직이는 화면 Umanmade 사람이 직접 만든 웹·모션 작업
무엇이든 Wellmade 아이콘부터 포스터, 광고까지 잘 만든 작업물. 만든 사람을 모두 밝혀 둔다

쓰는 법도 간단하다. 마음에 드는 화면을 캡처해 Opus에게 함께 넘기고 “이 느낌으로 만들어 줘”라고 하면 된다. 캡처 한 장에는 색상 팔레트, 서체, 레이아웃, 여백 같은 기준이 한꺼번에 담긴다. AI 입장에서는 스타일 가이드를 통째로 받는 셈이다. 게시글의 표현대로 “예쁘게 해 줘” 열 번보다 캡처 한 장이 훨씬 빠르다.

앞서 바이브코딩 디자인을 위한 AI 툴과 레퍼런스에서 소개한 갤러리들과 함께 북마크해 두면 용도에 따라 골라 쓰기 좋다.

기술은 도구, 판단은 사람의 몫

레퍼런스를 보여 주는 방식은 효율만 높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첫째, 시각적 문해력이 중요해진다. 어떤 디자인이 왜 좋은지, 어느 요소를 참고해야 하는지 고르는 안목이 곧 AI를 부리는 실력이 된다. 둘째, 협업 방식이 달라진다. 교사, 학생, 학부모, 지역사회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 때 구체적인 레퍼런스 한 장은 오해를 줄이고 같은 그림을 보게 해 준다.

그렇다고 함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잘 만든 것’의 기준은 누구의 눈인가? 여섯 사이트 모두 잘 만든 작업을 골라 보여 주지만, 그 선택에는 특정한 미적 기준과 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다. AI가 어떤 스타일이든 쉽게 흉내 낸다는 사실은 오히려 디자인의 원칙과 목적을 따지는 비판적 사고를 더 요구한다. 남이 만든 작업을 캡처해 넘길 때는 분위기를 참고하는 데서 멈추고 그대로 베끼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학생들과 함께 짚을 만하다.

레퍼런스로 AI와 협업할 때도 “이 디자인은 왜 좋은가?”라는 질문은 사람이 붙들고 있어야 한다. 학습 목표와 받아 볼 사람의 특성을 따져 레퍼런스에 담긴 편향을 알아차리고, 우리 교실에 맞게 고쳐 쓰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인지심리학의 스키마로 보면

사람의 뇌는 새 정보를 이미 가진 지식 구조, 곧 스키마에 맞춰 해석한다. “예쁘게”라는 말은 듣는 사람에게 채울 틀을 주지 않는다. 구체적인 사례 한 장은 곧바로 견주어 볼 기준을 준다. 레퍼런스가 AI에게 통하는 이유는 사람에게 통하는 이유와 닮았다. 막연한 형용사보다 손에 잡히는 예시가 더 빨리 같은 그림에 닿게 한다.

출처

  • SNS 게시글 「Opus 5.5로 영상 10배로 잘 만드는 방법」(작성자 정보 없음)
  • Brandlogo: https://brandlogo.co
  • Icon Museum: https://icon.museum
  • Admire The Web: https://admiretheweb.com
  • OGFolio: https://ogfolio.com
  • Umanmade: https://umanmade.com
  • Wellmade: https://wellmade.f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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