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생존, 데미스 하사비스가 놓친 질문
노벨상 수상자가 청소년에게 건넨 조언은 의외로 익숙했다. “수학·과학을 열심히 하고, AI 도구를 많이 써봐라.” 데미스 하사비스가 조승연의 카메라 앞에서 한 말이다. 알파고와 알파폴드로 인류의 단백질 지도를 다시 그린 사람의 입에서 나온 답으로는 조금 평범하게 들린다. 무대 위 거인이 권하는 길과 그 길을 매일 걸어야 할 교실 사이에는, 그가 끝내 말하지 않은 한 줄이 비어 있다. 누가, 무엇을 위해, 이 도구를 쥐는가.
알파고에서 제미나이까지, AI 발전의 빛과 그림자
조승연의 탐구생활 인터뷰에서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 이후 과학 분야의 난제를 해결하는 AI 개발 과정을 설명한다. 특히 단백질 구조 예측 AI인 알파폴드를 통해 2억 개의 단백질 구조를 밝혀낸 성과는 의학 발전의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그는 암 치료와 신소재 개발을 AI로 해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한다.
하지만 빛이 강렬할수록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이다. AI 기술 발전은 동시에 윤리적 문제와 사회적 격차 심화라는 과제를 남긴다. 예를 들어, 알파폴드 데이터가 악용될 경우 생물학 무기 개발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STEM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 AI 시대의 핵심 역량
하사비스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STEM 분야 학습과 AI 도구 활용 경험을 강조한다. 마치 1980년대 컴퓨터 물결 속에서 프로그래밍을 즐겼던 것처럼, 젊은 세대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STEM 교육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AI는 결국 인간의 의도를 반영하는 도구이기에, 비판적 사고 능력과 윤리적 판단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편향된 시각을 판별하는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정보를 해석하고 평가하는 고차원적 사고 능력을 요구한다.
교사의 역할 재정의, AI 시대 교육이 가야 할 방향
그렇다면 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단순히 AI 도구를 교실에 도입하는 것을 넘어, 교사의 역할 변화가 핵심이다. 교사는 더 이상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습 촉진자이자 비판적 사고 훈련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다음은 AI 시대 교사의 역할을 재정의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방향이다.
| 역할 변화 | 설명 | 기대 효과 |
|---|---|---|
| 학습 설계자 | AI 튜터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경로 설계 |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와 스타일에 최적화된 교육 제공 |
| 비판적 사고 훈련 전문가 | AI가 생성한 정보의 신뢰성 평가, 편향 감지 훈련 |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및 비판적 사고 능력 향상 |
| 윤리적 문제 해결 촉진자 | AI 기술의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토론 및 의사 결정 지원 | 학생들이 AI 기술의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이해 증진 및 책임감 함양 |
이 변화는 교사 한 명의 결심으로 자라지 않는다. 동학년 협의에서 한 학기 한 번씩 “이번에 써본 AI 도구의 거짓말 사례”를 가지고 와서 펼치는 자리, 점심시간 옆자리에서 “이 답 좀 봐라” 하고 한 줄 흘리는 순간이 모여야 학교 전체의 분별력이 자란다. AI는 교사의 역할을 대체하지 않는다. 다만 교사가 자기 전문성을 의식적으로 다듬는 손에서만 강화 도구가 된다.
수면과학·기억 공고화의 시선으로 보면
학습 과학은 수면을 빼고 말할 수 없다. 새 정보가 장기 기억으로 옮겨지는 자리가 결국 그날 밤이기 때문이다. AI 튜터가 학생 개인의 학습 곡선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복습 시점을 추천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다만 그 추천이 “오늘은 8시간 자고 내일 아침 다시 풀어보자”여야 할 자리에서 “지금 한 번 더 복습”으로 흐른다면, 같은 도구로 정반대 방향의 학습을 만드는 셈이다. 도구를 쥔 손이 어디로 향하는가 — 다시 도입부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액션 아이템 — “내 안의 편향” 먼저 인식하기
하사비스가 STEM과 AI 도구 사용을 권할 때 빠진 것은 “그 도구를 쥐는 손에 어떤 편향이 깃들어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은 학생보다 먼저 교사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교실에서 당장 시도할 수 있는 것은 작다.
- 다음 수업에서 챗GPT가 만든 자료를 학생과 함께 펼치고, “이 답에서 누구의 목소리가 빠졌는가” 한 줄 물어보기
- 한 학기에 한 번, 동학년 협의에서 “내가 자주 의지하는 AI 도구가 어떤 답을 잘 못하는지” 사례 한 개씩 가져와 공유하기
- 학생 평가에 AI를 쓰기 전, 같은 학생 작품을 사람 손으로 먼저 채점한 결과와 비교해 격차의 패턴을 한 학기 기록하기
내 안의 편향을 인지하는 일은 한 번의 자기 점검이 아니라, 매주 작은 비교 한 줄로 누적된다.
출처
-
조승연의 탐구생활. (2026-05-23). [AI 시대에 이것만은 꼭 배워야 합니다 노벨상 수상자&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하사비스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Uy2r1PDANIo).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