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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목적

(1) HyFlex (하이브리드 유연 학습) 방식이 고등 교육에서 확산됨에 따라, 교육 커뮤니케이션이 학습 지원에 그치지 않고 정체성 수행, 알고리즘적 중개, 플랫폼 중심 거버넌스가 겹치는 장으로 변모함. 기존 연구는 주로 기술 채택, 학생 만족도, 교육 설계에 집중했으나, 이러한 환경이 교육적 정체성 및 커뮤니케이션 노동에 미치는 근본적 변화를 간과함.

(2) 이 연구는 HyFlex 환경을 ‘플랫폼화된 교실’로 개념화하고, 교사와 학생이 다양한 동시적 양식(대면, 동기 온라인, 비동기 온라인)에서 자신의 교육적 정체성을 어떻게 수행하고, 상품화하며, 지속적으로 조정하는지를 분석하는 ‘플랫폼화된 학습 경제(Fetishized Learning Economy, FLE)’ 프레임워크를 제시함.

2. 연구의 방법

(1) 이 연구는 경험적 데이터 수집 대신 기존의 비판적 정치경제학, 플랫폼 연구, 극장이론, 교육 커뮤니케이션 이론 문헌들을 체계적으로 종합하여 새로운 분석 틀을 개발하는 개념적-비판적-이론적 접근 방식을 사용함. 이는 HyFlex의 효율성이나 구현보다는 그 이면에 작동하는 구조적 커뮤니케이션 역학을 탐구함.

(2) FLE 프레임워크는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 ‘연출된 현존감’,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의 세 가지 상호 연관된 개념을 중심으로, HyFlex 환경에서 교수학습 정체성, 참여, 그리고 플랫폼의 역할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함.

3. 주요 발견

(1) 플랫폼화된 학습 경제(FLE) 프레임워크의 이해

이 연구는 HyFlex 학습 환경의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역학을 분석하고자 플랫폼화된 학습 경제(Fetishized Learning Economy, FLE) 프레임워크를 제시함. 이 틀은 마르크스의 상품 물신주의, 부르디외의 상징 자본, 보드리야르의 하이퍼리얼리티 및 시뮬라크르 이론 같은 비판적 관점에 뿌리를 둠. FLE는 HyFlex 환경이 교육 접근성만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정체성 수행, 상징적 교환, 플랫폼 거버넌스의 장으로 변화시킴을 진단함.

플랫폼화된 학습 경제(FLE) 프레임워크는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 연출된 현존감,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 세 가지 개념이 교차하며 플랫폼화된 교실을 형성함을 보여줌
그림 1. 플랫폼화된 학습 경제(FLE) 프레임워크

아래 표는 FLE 프레임워크의 핵심 개념과 이론적 기반을 요약함.

FLE 개념 정의 핵심 이론적 기반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 HyFlex 양식 전반에 걸친 교수 및 학습 정체성의 전략적 구성 및 수행. 본질적인 교육 품질보다 플랫폼 지표로 가치를 평가받는 현상. 부르디외 (1984); 고프만 (1959); 마르크스 (1867/2024)
연출된 현존감 대면, 동기, 비동기 HyFlex 채널 전반에서 참여와 몰입을 상징적인 지표로 의도적으로 극화하는 행위. 보드리야르 (1994); 개리슨 등 (2000); 벌런트 (2011)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 학습 관리 시스템(LMS) 아키텍처, 감시 분석, 학습의 데이터화를 통한 교육 커뮤니케이션의 상업적 및 제도적 거버넌스. 스르니첵 (2017); 반 다이크 등 (2018); 주보프 (2023)

이 프레임워크는 기존 HyFlex 연구가 간과한 지점을 명확하게 드러냄.

FLE 개념 기존 HyFlex 문헌의 지배적 관점 FLE가 다루는 비판적 간극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 기술 채택 및 교육 설계 연구 정체성 수행을 HyFlex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적 특징이 아닌 구현 세부 사항으로 취급함.
연출된 현존감 학생 만족도 및 참여 연구 현존감을 결과물이 아닌, 생성되고 불균등하게 비용이 드는 수행으로 분석하지 않음.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 플랫폼 채택 및 유용성 연구 플랫폼을 커뮤니케이션 규범을 통제하는 상업적 행위자가 아닌 중립적 도구로 취급함.

(2)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 정체성 노동과 지표의 가치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은 HyFlex 환경의 다중 양식에서 개인의 수행된 교육적 정체성에 내재된 가치를 지님. 이는 플랫폼 지표로 평가되며, 본질적인 교육 품질보다 중요하게 인식되는 경향이 있음. 교사는 대면 학생과의 눈맞춤, 온라인 참가자와의 카메라 시선, 비동기 학습자를 위한 콘텐츠 구조화 등 여러 커뮤니케이션 레지스터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정체성 노동에 직면함. 이처럼 엄청난 노동은 제도적 지원 체계에서 대부분 간과됨.

학생 또한 참여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수행으로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을 축적함. 예를 들어, 카메라 켜기, 깔끔한 배경 설정, 교사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함. LMS 대시보드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대면 토론보다 게시판 활동이나 퀴즈 완료율이 더 높은 가치를 지님. 플랫폼 고유의 이 페르소나 자본은 학습의 내재적 품질이 아닌, 플랫폼이 참여를 측정하는 지표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됨을 보여줌.

(3) 연출된 현존감, 참여의 극대화와 그 비용

연출된 현존감은 HyFlex 교육 환경에서 참여, 몰입, 감정적 투자를 의도적으로 극화하여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수행을 뜻함. 이는 현존감의 신호를 보내기 위해 필수적이며, 플랫폼 감시 구조 속에서 불균등한 비용을 발생시킴. 교사는 ‘현존감 중재’라는 방식으로 여러 양식에 걸쳐 커뮤니케이션 주의를 전략적으로 분배함. 예를 들어, 카메라를 향해 몸을 돌리는 교사의 제스처는 대면 학생에게는 ‘연극적 장치’로, 온라인 학생에게는 ‘직접적 소통’으로 각각 다르게 해석될 수 있음. 이러한 모호성은 유비쿼터스적 참여를 가장하는 연출된 현존감의 한 형태임을 보여줌.

학생은 ‘참여의 연극’을 벌이며 각 채널의 기대치에 맞춰 가시적인 참여 신호를 전략적으로 보여줌. 카메라를 켜고, 단정한 배경을 설정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행위는 실제 인지적 참여와 무관하게 사회적 기능을 수행함. 보드리야르의 시뮬라크르 개념처럼, 이처럼 보이는 참여는 실제 참여보다 더 ‘진실’로 여겨짐. 이러한 카메라 켜기 규범은 소외 계층 학생들에게 비대칭적인 가시성과 불균형한 부담을 지우며, HyFlex 모델이 요구하는 연출된 현존감 경제가 구조적 불평등을 야기함을 명확히 함.

(4)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 학습의 데이터화와 알고리즘적 통제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는 상업적 및 제도적 플랫폼 논리가 HyFlex 환경에서 교사와 학생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적극적으로 통제하고,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현존감과 참여를 정의하는 방식임을 설명함. HyFlex 환경은 인프라적으로 플랫폼 상품에 의존함. 화상회의 소프트웨어, 강의 녹화 시스템, LMS 등이 상호 연결된 생태계를 이룸.

첫째, 교육 노동의 데이터화가 발생함. HyFlex 커뮤니케이션을 중개하는 상업 플랫폼은 교사와 학생의 행동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생성, 집계하여 기관에 판매하며, 이는 감시 자본주의와 유사하게 행동 데이터를 수익 창출의 원료로 활용함을 지적함. 교사와 학생은 플랫폼의 사용자인 동시에 데이터 상품의 생산자가 됨.

둘째, 참여의 알고리즘적 거버넌스가 작동함. LMS와 화상회의 도구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알림 시스템, 분석 보고서로 특정 커뮤니케이션 행동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거나 제재함. 이는 명시적인 교육 정책 없이도 HyFlex 환경의 커뮤니케이션 규범을 형성하는 알고리즘적 거버넌스를 이룸. 예를 들어, 특정 활동의 완료율이 높은 LMS는 해당 활동의 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함.

셋째, 교육적 진정성의 상품화가 나타남. 이는 진정한 지적 교환을 추적 가능한 행동 프록시로 변환하는 현상을 의미함. HyFlex 교육은 ‘진정성 있는’ 유연 학습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데이터화를 거부하는 가치보다 플랫폼이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수행된 참여를 보상함. 카메라를 켜고, 토론 게시판에 기여하며, 참여 설문조사를 완료하는 학생은 실제 지적 몰입 여부와 무관하게 좋은 평가를 받음.

4. 결론 및 시사점

(1) 이 연구는 HyFlex 교실이 본질적으로 플랫폼화된 커뮤니케이션 공간이며, 교육적 정체성이 제도적 및 상업적 플랫폼 논리에 의해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상품화되며, 통제됨을 입증함. 이러한 역학은 HyFlex 설계의 핵심적인 커뮤니케이션 아키텍처, 즉 청중 위치, 플랫폼 논리, 현존감 체제의 동시적 확장에서 비롯됨을 강조함.

(2) 교육 현장에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줌. HyFlex 도입 시 교사와 학생이 겪는 ‘정체성 노동’, ‘연출된 현존감’, ‘플랫폼 거버넌스’의 불균등한 부담을 인지하고, 이를 완화할 제도적 지원과 교육 설계가 필수적임을 시사함. 기술 도입에 앞서 커뮤니케이션의 질과 평등성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선행되어야 함. 이러한 노동은 종종 간과되거나 제도적 계산에서 배제됨.

(3) 보편적 학습 설계(UDL) 및 참여형 커뮤니케이션 모델과 같은 대안적 접근이 플랫폼 중심의 수행 중심적 교육을 해체하고, 더 포괄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HyFlex 교수학습 환경을 구축할 가능성이 있음. 특히, 학생들이 커뮤니케이션 규범 설정에 참여함으로써 플랫폼의 알고리즘적 통제에 능동적으로 도전하고, 다양한 참여 방식이 동등하게 가치 부여될 수 있음을 강조함.

5. 리뷰어의 ADD(+) One: 생각 더하기

(1) 이 논문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HyFlex 학습을 단순히 ‘유연한 학습 방식’으로 긍정하거나 기술적 효율성만 논하던 기존 담론에서 벗어나, ‘플랫폼 자본주의’와 ‘정체성 노동’이라는 비판적 렌즈로 재해석함을 들 수 있음. HyFlex가 교육적 불평등을 재생산하고 심화하는 경로를 구조적으로 해부한 점이 이 논문의 성취임. 교육이라는 영역마저 자본의 논리에 포섭되어 교사와 학생의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고임.

(2) 이 연구가 명시하지 않은 더 넓은 의미를 연결하면, ‘연출된 현존감’은 인지과학적 관점에서 학습자의 인지 부하를 가중시키고 진정한 인지적 몰입을 방해할 수 있음을 지적함. 학생들은 실제 학습 내용에 집중하기보다, 플랫폼이 요구하는 ‘보이는’ 참여를 수행하느라 추가적인 인지적 자원을 소모함. 또한, 교육철학적 관점에서 ‘진정성의 상품화’는 교육의 본질적인 목적(자유로운 탐구, 비판적 사고)을 훼손하고, 외재적 보상 체계에 종속시키는 위험이 있음. 교육이라는 사회적 행위가 상업적 논리에 포섭될 때 따라오는 대가임.

(3) 이 연구를 발전시킬 구체적 아이디어로 교사들이 플랫폼의 알고리즘적 거버넌스를 이해하고 학생들과 함께 대안적인 ‘커뮤니케이션 계약’을 수립하는 워크숍 프로그램을 개발함을 제안함. 예를 들어, ‘카메라 켜기’ 대신 다양한 참여 방식(채팅, 음성, 비동기 게시판 활동)을 동등하게 가치 부여하고, 각 방식의 장단점과 불평등 요소를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것이 그 예임. 이는 교사와 학생의 주체적 역량을 강화하고 플랫폼의 통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실천적 방안이 됨.

6. 추가 탐구 질문

(1) HyFlex 환경에서 교사의 ‘감정 노동’이 학생들의 학습 경험과 실제 어떤 인과 관계를 지니는가? 교사의 소진(burnout)이 학생들의 참여도나 학업 성취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2) 비서구권, 특히 개발도상국의 HyFlex 환경에서 ‘교수학습 페르소나 자본’이나 ‘연출된 현존감’은 서구 중심의 플랫폼 논리와 어떻게 다르게 발현되는가? 문화적 커뮤니케이션 규범이 이러한 현상에 어떤 변수로 작용하는가?

(3) AI 기반의 감시 및 분석 도구가 교육 플랫폼 자본주의를 더욱 심화할 때, 학습자 데이터 주권과 교육적 책임 사이의 윤리적 균형점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가? 교육 기관은 상업적 플랫폼의 데이터 추출 관행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출처

  • Kamaruzaman, N. A. (2026). The Platformized Classroom: Communicative Identity Labor, Staged Presence, and Platform Capitalism in HyFlex Learning. Journal of Education and Training Studies, 14(4), 182–194. https://doi.org/10.11114/jets.v14i4.8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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