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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IS 2024 한국 초등 교실의 다섯 질문
OECD가 6년 만에 발표한 교원·교직환경 국제조사(TALIS) 2024 결과가 한국 교실에 여러 질문을 던진다. 이번 조사는 55개 교육 시스템의 교원 약 28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초등·중등·고교 교원의 데이터를 포괄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교육이 직면한 다섯 가지 핵심 주제를 제시한다.
교실 수업과 사회 변화의 교차점
이번 TALIS 2024 조사에서 인공지능(AI)은 교육 환경의 새로운 요소로 처음 등장한다. 전 세계 교사 3명 중 1명은 지난 1년 안에 수업 준비나 내용 요약 업무에 AI를 활용해 보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사는 AI를 책임감 있게 활용할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고 느낀다. 동시에 교사 10명 중 7명은 AI가 표절과 부정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디지털 도구는 이미 교실에 들어왔으나, 그 도구를 다룰 합의와 역량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수업의 초점도 변화한다.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사회정서 역량 강화로 확장하는 추세다. 교사들은 자신의 감정 이해 및 조절, 타인 공감, 건강한 관계 형성, 배려 있는 선택 등의 여섯 가지 사회정서 기술을 ‘자주’ 또는 ‘항상’ 길러준다고 응답한다. 특히 건강한 관계 형성을 돕는다는 응답은 중학교 교사보다 초등 교사에게서 더 높게 나타난다. 이는 사회 변화에 교실이 대응하며, 교육 단계별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사의 어려움이 중첩되는 방식
교사의 스트레스는 단순히 많은 업무량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TALIS 2024는 교사의 스트레스가 ‘지속적이고 지원받지 못하는 변화’와 강하게 연결된다고 밝힌다. 잦은 정책과 새 사업이 밀려올 때, 충분한 지원 없이 개혁을 실행하라는 요구를 받으면 교사는 압도된다. 어려움은 단 하나가 아니라 여러 겹으로 쌓인다.
한국 교사에게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교사의 업무 강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직무 만족도는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교직 선택을 후회한다는 응답도 21%에 달한다. 업무 부담, 낮은 자율성, 사회적 요구 확대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교사 소진을 가중시킨다. 이번 국제 조사는 직무 만족도를 좌우하는 요인이 급여보다 근무 여건에 있음을 보여주며, 한국 교육이 무엇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시사한다.
한국 교사의 수업 자율성 위치
OECD는 한국의 국가 교육과정 및 학교 행정 체계가 교사의 자율적 판단보다는 규제 중심으로 작동한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한국 데이터에서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교사의 경력이 쌓일수록 자율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경력 5년 미만의 신규 교사가 오히려 경력 교사보다 모든 영역에서 자율성을 8%포인트 이상 높게 인식한다. 자율성의 인식이 세대와 제도에 따라 다르게 분포하는 것이다.
자율성의 중요성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자율성을 높게 인식하는 교사일수록 수업 운영과 교수에 대한 자신감이 높게 나타난다. 또한 변화에 대한 적응력, 직무 만족, 심리적 안녕감도 함께 높아진다. 자율성은 교사에게 주어지는 특권이 아니다. 이는 교사가 효과적으로 가르치고 교직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필수 조건이다.
전문성 개발 프로그램의 실제 효과
한국 교사는 다양한 전문성 개발 활동에 OECD 평균보다 높은 비율로 참여한다.
| 전문성 개발 활동 | 참여율 |
|---|---|
| 강좌·세미나·워크숍 참여 | 88.7% |
| 참관 수업에 대한 성찰 | 74.0% |
| 교사 네트워크 참여 | 78.8% |
| 학교 공식 계획에 따른 코칭 | 63.2% |
| 특정 학생 학습 발달 함께 논의 | 43% |
| 동료와 수업 자료 교환 | 24% |
| 같은 학급에서 팀으로 함께 가르침 | 23% |
문제는 높은 참여율 자체가 아니다. 전문성은 참여가 많다고 저절로 향상되지 않는다. 어떤 활동이 실제 수업 변화로 이어지는지, 무엇이 그 효과를 결정하는지가 이 주제의 핵심 질문이다. 형식적인 이수와 깊이 있는 성찰을 구분하는 조건을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디지털 기술, 인식과 활용의 간극
한국 교사는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역량 자체는 높은 수준을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이 수업 혁신으로 즉각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교육철학과 평가체계가 디지털 도구의 방향과 맞지 않을 때, 도구가 있어도 수업은 변화하지 않는다. 기술이 유용하다는 인식과 실제 활용 정도 사이에 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간극은 디지털 도구를 더 많이 보급한다고 해서 메워지지 않는다. 평가가 여전히 암기와 정답만을 요구한다면, 아무리 첨단 기술이 있어도 교사는 기존 방식으로 돌아간다. 디지털 전환의 성공 여부는 기기 보급률에 달려있지 않다. 교육 철학, 평가, 그리고 도구가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볼 때 비로소 성공한다.
다섯 질문이 모이는 곳
다섯 가지 주제는 결국 하나의 핵심 메시지로 수렴한다. 교실은 AI와 사회정서라는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 교사는 이러한 대응을 겹겹이 쌓인 어려움 속에서 감당한다. 자율성, 전문성 개발, 디지털 활용은 모두 ‘적절한 조건이 갖춰질 때만’ 효과를 발휘한다. 단순히 도구나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교사의 판단 여지, 변화에 대한 지원, 그리고 교육 철학과 평가의 정렬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데이터 속 잠재력이 실제 교실의 변화로 바뀐다. TALIS 2024는 한국 교육에 대한 성적표가 아니다. 오히려 다음에 무엇을 우선적으로 변화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다섯 가지 단서를 제공한다.
시스템 사고의 관점에서
이러한 TALIS 2024의 결과는 개별 요소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복합 시스템의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교사의 스트레스가 여러 겹의 어려움에서 비롯되고, 디지털 기술 활용이 교육 철학 및 평가 체계와 맞물려야 효과를 낸다는 점은 시스템의 상호 연결성을 강조한다. 부분 최적화가 전체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해소하지 못하며, 모든 요소가 정렬될 때 비로소 의미 있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시스템 사고의 기본 원칙과 일치한다.
출처
- OECD (2025). Results from TALIS 2024.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results-from-talis-2024_90df6235-en.html
- OECD, Results from TALIS 2024 — Country note: Korea.
- 한국교육개발원(KEDI), 제242차 KEDI 교육정책포럼 겸 한국교육행정학회·한국교원교육학회 공동 학술포럼 ‘TALIS 2024 초등 결과와 의미’(2026년 9월 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