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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자 번영을 위한 생성형 AI 설계: 해방적 비전은 무엇을 말하는가?
1. 연구의 목적
(1) 현재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 도입됨은 전례 없는 생산성 증대를 약속하지만, 동시에 학습자의 과도한 의존성, 고립, 그리고 기술 의존 심화를 초래함은 명확하다. 인간 중심 설계 접근법들이 이러한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나 인간의 본질적 한계 같은 광범위한 시스템적 요인 앞에서는 그 한계가 분명함. 현재 AI 교육 설계는 학습자 주체성 훼손, 복잡계 예측 불가능성 간과, 영구적 비계화, 내재된 가치 갈등 무시, 개인주의적 학습 관점 고수와 같은 문제적 가정을 답습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2) 본 연구는 이러한 문제적 가정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여, 학습자의 ‘번영(flourishing)’을 궁극적 목표로 삼는 해방적인 AI 교육 설계 비전을 제시함. 구체적으로는 학습자 주체성을 강화하고, 광범위한 복잡계 속에서 AI 기술이 교육 현장에 가져올 파급 효과를 총체적으로 고려하는 새로운 설계 원칙과 방법론을 제안함이 목표다.
2. 연구의 방법
(1) 이 연구는 이론적 분석과 개념적 설계 접근 방식을 취함. 기존의 인간 중심 설계 (VSD: Value-Sensitive Design) 이론과 다른 교육 및 설계 이론가들의 작업을 통합적으로 활용함. 기존 AI 교육 기술의 문제적 가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대한 대안적 관점을 제시하는 데 집중함.
(2)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은 생성형 AI를 포함한 AI 교육 시스템의 설계 패러다임이다. 특히, AI가 학습자, 교실, 학교, 더 넓은 사회 시스템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며 학습자의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개념적으로 탐구함. 현재 지배적인 기술 중심적 사고방식과 대비되는 ‘해방적 비전’의 구성 요소를 제안함이 핵심이다.
3. 주요 발견
이 연구는 기존의 AIED (AI in Education) 설계에 깔린 문제적 가정들을 비판하며, 학습자 번영을 위한 ‘해방적 비전’이라는 대안적 틀을 제시함. 이 비전은 AI를 단순히 효율성 증대 도구가 아닌, 학습자의 주체성과 사회적 성장을 지원하는 촉매제로 재정의함.
(1) 해방적 비전의 핵심 정의: AI는 도구이지, 자율 에이전트가 아님
이 비전은 AI 교육 시스템이 점점 더 복잡하고 자율적인 ‘에이전트’가 되어 학습자의 주체성을 침해하는 현 상황을 비판함. 대신, AI를 학습자의 ‘행위 역량(agency)’과 ‘번영’을 최적화하는 단순한 ‘도구’로 설계해야 함을 강조함. 이는 기술 배포가 끝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의 ‘전유(appropriation)’와 ‘전개(unfolding)’ 과정의 시작이라는 지적 겸손함을 바탕으로 함. AI의 비계(scaffolding)는 영구적일 수 없으며, 학습자가 가능한 한 빨리 AI를 벗어나 스스로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설계되어야 함. 궁극적으로 AI는 서구적 개인주의에 치우친 관점에서 벗어나, 교육을 집단 지식과 가치로의 ‘사회화 과정’으로 인식함이 필수적이다.
(2) 10가지 해방적 AIED 설계 원칙
아래 표는 해방적 비전을 뒷받침하는 10가지 설계 원칙을 요약함. 각 원칙은 기존 AIED 설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학습자 번영을 위한 구체적인 지향점을 제시함.
| 원칙 이름 | 핵심 역할 및 목표 | 구체적 적용 방안 (논문 예시) |
|---|---|---|
| 다단계 (생명체적) 주체성 설계 | AI는 도구와 서비스 역할 수행, 자율 에이전트 아님 | 불필요한 노력을 최소화하여 학습 집중을 유도함 |
| 전유와 전개 위한 설계 | 사용자와의 공동 창조, ‘덜 설계’된 상태 지향 | 의도적으로 불완전하게 설계하여 현장에서의 재목적화 관찰을 통한 개선 |
| 사라지는 비계 설계 | 학습자의 점진적 자율성 증대, 비계로부터의 독립 | 가능한 한 빨리 AI 비계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도록 지원 |
| 스크린 벗어나는 설계 | 시스템 몰입보다 외부 실제 세계와 사회적 상호작용 유도 | 협력 활동 또는 실제 환경과의 상호작용으로 학습 초점 전환 |
| 정서적 거리두기 설계 | 인위적인 의인화와 부적절한 정서적 유착 방지 | LLM이 ‘사람 행세’하는 상황을 피하고, 감정 표현 지원 시 경계심 유지 |
| (이론 및 가치) 통합과 다양성 설계 | 다양한 학습 이론과 교육학적 가치관 수용, 모듈식 시스템 | 다양한 가치를 ‘플러그인’처럼 통합하여 개인화된 지원 제공 |
| 불확실성 위한 설계 | 최소주의적이고 유연한 설계, 미래 예측 불가 인정 | 복잡하고 경직된 워크플로우 대신 유연하고 적응적인 시스템 구축 |
| 학습자 자원 활용 및 유연성 설계 | 변화에 대한 회복탄력성, 적응력, 지략 육성 | 이누이트족의 ‘카눅투르니크’ 개념처럼 불확실성에 대비한 역량 개발 |
| 메타인지 위한 설계 | 심층 학습과 인간 번영의 핵심인 메타인지 기술 지원 | 기존 AIED 시스템의 메타인지 개발 지식을 활용 및 확장 |
| 사회-기술적 상호운용성 설계 | 기존 교육 환경과 기술에 원활하게 통합 | 개방형 형식, 목표/가치 정의 허용, 기존 시스템과의 상호운용성 보장 |
(3) 6단계 해방적 AIED 설계 방법론
이 비전은 기존 설계 방법론(디자인 씽킹, VSD, 참여형 디자인)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교육 맥락과 위의 가정 및 원칙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설계 과정을 제시함. 다음 표는 이 방법론의 주요 단계를 요약함.
| 단계 | 내용 (무엇을 하는가) | 목표 (왜 하는가) |
|---|---|---|
| 1. 이해관계자 가치 도출 및 맥락 탐구 | 다양한 사회적 수준과 유형의 이해관계자 가치를 도출하고, 현장 교육/사회 관행을 탐구함 | 다층적 가치 고려, 맥락적 의미 파악을 통해 기술이 지향할 가치 정립 |
| 2. 최소 개입 설계 | 학습자 번영을 지원하는 최소 기능의 프로토타입을 설계함 | 기존 사회-기술 시스템과 통합하며, ‘제한 내 에듀테크’ 원칙을 준수함 |
| 3. 현장 배포 및 다층적 평가 | 실제 교육 환경에 기술을 배포하고, 다수준, 다성과, 다시간 프레임으로 효과를 평가함 | 인지적 학습 외 메타인지, 웰빙, 그리고 교실/가정/학교에서의 적응 및 재목적화 파악 |
| 4. 반복적 개선 및 확장 | ‘충분히 좋은’ 결과를 목표로 반복적인 개선을 수행하며, 기술 배포와 확산을 확대함 | 단일 지표 최적화 대신 사회적 수준 및 측정 성과 전반의 균형을 추구하고, 장기적 효과를 측정함 |
| 5. 대규모 확산 모델링 | 소규모 연구에서 얻은 이해를 바탕으로 대규모 확산 과정의 모델 및 시뮬레이션을 생성함 | 기술이 광범위하게 배포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현상을 이해함 |
| 6. 프로젝트 종료 | 기술 도입의 파급 효과를 더 이상 측정할 수 없을 때 해당 프로젝트를 종료함 |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새로운 개입에 집중하는 지속 가능한 개발 주기 확립 |
4. 결론 및 시사점
(1) 이 연구가 입증하거나 주장하는 핵심 결론은 생성형 AI가 교육 현장에 단순한 생산성 도구로 접근될 때 발생하는 위험에 그치지 않고, 학습자의 주체성과 전인적 번영, 그리고 사회 및 환경적 번영까지 포괄하는 해방적인 설계 비전이 필수적이라는 점이다. AI는 학습자의 자율적 성장을 돕는 도구로 기능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기술의 한계와 복잡한 사회적 맥락을 겸손하게 인지함이 중요함.
(2) 교육 현장과 AI 설계에 주는 시사점은 명확함. 첫째, AI 교육 기술은 학습자의 주체성을 침해하는 자율 에이전트가 아닌, 스스로 학습을 이끌어 나가는 데 필요한 ‘도구’로 개발되어야 함. 교사는 AI를 학습자의 필요에 맞춰 조절하고, 학습자는 AI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지식을 구성하도록 유도함이 필수적임. 이는 AI가 학습 진도를 앞당기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학습자의 회복탄력성, 메타인지 역량, 그리고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함을 의미함.
(3) 둘째, AI 교육 시스템 설계자는 기술의 배포를 끝이 아닌, 시작점으로 보아야 함. 사용자들이 AI를 현장에서 어떻게 ‘전유’하고 ‘재목적화’하는지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반영해야 함. 이는 ‘덜 설계’된, 의도적으로 불완전한 시스템을 만들어서 사용자의 창의적인 개입 여지를 남겨두는 접근 방식이 필요함을 시사함. 또한, AI가 스크린 밖 실제 세계의 협력 학습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촉진하도록 설계되어야 함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는 길임.
5. 리뷰어의 ADD(+) One: 생각 더하기
(1) 이 논문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AI 교육의 주류 담론인 효율성 및 성과 지상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학습자 번영’이라는 교육의 근본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점이다. 기존 논의가 AI의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연구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와 ‘무엇을 지향해야 하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음. 특히, AI가 학습자의 ‘주체성’을 제로섬 게임처럼 빼앗아 갈 수 있다는 단언은 기술 중심적 사고에 익숙한 현장 교사들에게 경종을 울림. AI가 비계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결국은 ‘사라져야 할’ 존재임을 명시함은, 기술의 궁극적 목표가 인간의 자립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각인시킴.
(2) 논문이 명시하지 않은 더 넓은 의미는 AI 시대의 교육 철학과 시스템 디자인 간의 유기적 연결 고리를 제공함이다. 이 연구는 기술적 제언에 그치지 않고, 교육의 본질적 가치와 AI라는 강력한 도구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지를 탐색함. 이는 인지과학적 학습 기제뿐만 아니라, 교육 정책, 사회학적 관점의 집단 학습, 그리고 심지어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의 ‘사용자 경험’에서 ‘인간 경험’ 디자인으로의 확장을 요구함. AI의 ‘생태학적 발자국’에 대한 고려와 ‘제한 내 에듀테크’ 개념은 교육 기술의 효율성에 그치지 않는 지속 가능한 기술 발전이라는 거대 담론과 연결됨. 이는 기술이 인간 사회의 한 부분일 뿐 아니라 지구 환경의 일부임을 자각하는 ‘더-인간적인(more-than-human)’ 디자인 사고를 반영함.
(3) 이 연구를 발전시킬 구체적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음. 첫째, ‘10가지 설계 원칙’과 ‘6단계 방법론’을 실제 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AI 교육 도구 템플릿’을 개발하는 일임. 예를 들어, ‘사라지는 비계 설계’ 원칙을 적용한 챗봇 프롬프트 라이브러리나, ‘다양한 가치 통합’을 위한 모듈형 AI 학습 관리 시스템(LMS) 플러그인 개발을 시도함. 둘째, ‘최소 개입 설계’ 원칙에 따라, 특정 학습 목표를 위한 ‘최소 기능 생성형 AI’ 경진대회를 개최함. 참가자들은 가장 적은 연산 자원과 가장 간결한 기능으로 학습자 번영을 극대화하는 AI 솔루션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AI 윤리 및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임. 셋째, AI가 ‘사람 행세’하지 않도록, AI의 ‘비인간성’을 명확히 드러내면서도 학습 지원 효과를 유지하는 인터페이스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이를 실제 학교 현장에서 실험적으로 적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운영함.
6. 추가 탐구 질문
(1) 해방적 비전의 ‘가장 작은 LLM’ 추구는 생태학적 지속 가능성을 강조함. 하지만, 이 ‘작은’ LLM이 주류 상업 LLM과 비교하여 학습 효과성 및 학습자 번영 지원 측면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 격차’를 감수해야 함은 명확함. 이 성능 격차가 학습 현장에서 용인될 수 있는 임계치는 어디이며, 그 타협점을 찾는 구체적인 방법론은 무엇인가?
(2) 이 연구는 교육을 ‘사회화 과정’으로 정의하며 서구적 개인주의를 비판함. 그렇다면 동아시아와 같은 집단주의적 문화권에서 ‘학습자 번영’의 개념은 어떻게 재정의되어야 하며, 그에 따른 AI 교육 설계 원칙과 방법론은 어떤 특이성을 지닐 수 있는가? 논문의 비전이 특정 문화권의 가치를 보편화할 위험은 없는가?
(3) AI가 ‘사라지는 비계’로 기능하려면, 학습자가 AI 없이도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자기 주도성을 갖추어야 함. 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학습자가 AI에 강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임. 이러한 AI 의존성을 벗어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학습 저항’이나 ‘불안감’ 같은 윤리적, 심리적 문제에 대해 AI 설계는 어떤 책임을 지며, 이를 어떻게 완화할 수 있는가?
출처
- Prieto, L. P., & Dimitriadis, Y. (2026). An emancipatory vision for designing (generative) AI for learner flourishing. International Workshop on Critical and More-than-human Perspectives on AI in Education (at EC-TEL2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