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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학습자 맞춤형 어휘 교육을 어떻게 지원하는가?
1. 연구의 목적
(1) 학생들의 어휘력 격차 심화는 기초학력 저하를 초래함은 물론, 교과 학습 이해도를 낮춰 교육 격차를 고착화하는 핵심 원인임이 확인됨. 현장 교사들은 어휘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존 국어사전은 학습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뜻풀이와 예시문으로 실질적 학습을 지원하기에 한계가 있음. 디지털 환경 전환에 따라 웹 기반 맞춤형 어휘 학습 자원 구축의 필요성이 증대됨. 어휘력 결핍은 전 교과 학습 결손으로 이어져 교육 격차를 고착화한다.
(2) 학습자 맞춤형 어휘 학습 지원 체계 구축이 연구의 핵심 목표임. 구체적으로는 학습자 친화적 언어로 재구성한 뜻풀이와 실제 학습 맥락을 반영한 예시문을 제공하는 교육용 어휘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함. 더불어 초등 고학년과 중학생을 위한 핵심 사고도구어 500여 개의 교수학습 콘텐츠를 미니 레슨 형태로 개발함. 개발된 DB와 콘텐츠를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에 탑재, 학습자 주도 어휘 학습을 내실화하고 기초학력 보장을 지원하는 방안을 탐색함.
2. 연구의 방법
(1) 본 연구는 문헌 연구, 교사 및 학생 대상 설문 조사, 기존 어휘 목록 데이터 분석 및 매핑, 워킹그룹 운영, 전문가 협의회 등 다각적인 방법을 활용함. 특히 대규모 어휘 데이터베이스 구축의 효율성을 위해 생성형 AI(Google Gemini 2.0 Flash)를 뜻풀이 및 예시문 생성에 활용함. AI 생성물의 형식 불안정성, 품사 인식 불일치, 할루시네이션 및 교육적 편향성 등 한계점 발견에 따라, AI 생성 결과물에 대한 인간 전문가의 비판적 검토와 정교한 수정 절차를 필수 과정으로 포함함. AI는 콘텐츠 생산의 효율성을 확보하나, 교육적 판단력은 인간 전문가의 영역임을 명확히 함.
(2) 연구의 주요 분석 대상은 전국 초·중학교 교사 334명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 학생 2,338명의 요구 조사 결과임. 어휘 등급화 정보 구축을 위해 교육부의 초등 교육용 어휘(2021), 국립국어원의 국민 기초 어휘(2023), 박태준 외(2022)의 이독성 등급 어휘 목록을 비교 분석함. AI 생성 뜻풀이 및 예시문은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와 비교하여 학습자 친화적 재구성의 효과와 한계를 분석함.
3. 주요 발견
이 연구는 학습자 맞춤형 어휘 학습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교육 현장의 요구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AI와 인간 전문가의 협력 모델을 제시함.
(1) 교육 현장의 어휘 학습 요구 분석
교사 설문 결과, 65.9%의 교사가 학생들의 어휘력 부족이 수업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함. 학습자 수준에 적합한 뜻풀이와 시각 자료에 대한 요구가 높음이 확인됨. 학생 설문 결과, 교과서 내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는 과목은 사회(2.84점), 국어(2.81점), 과학(2.63점) 순임. 초등학생은 사회를, 중학생은 국어를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꼽아 학교급별 차이를 보임. 모르는 단어를 학습할 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은 ‘이해하기 쉬운 단어로 뜻풀이 제공’(58.8%)과 ‘쉬운 예시문 제공’(48.5%)으로 나타남. 특히 학생들은 모르는 단어를 찾을 때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경향이 증가함.
(2) 교육용 어휘 등급화 정보 구축
교육부(2021)의 초등 교육용 어휘, 국립국어원(2023)의 국민 기초 어휘, 박태준 외(2022)의 이독성 등급 어휘 세 출처를 비교 분석함. 전체 고유 어휘 44,310개 중 17,065개(38.5%)가 세 출처에 공통으로 포함된 어휘로 나타남. 국립국어원과 이독성 등급 어휘 간의 공통 어휘는 22,670개로 높은 비중을 차지함. 반면 교육부 어휘는 타 출처와의 교집합이 상대적으로 적고, 초등 교과서 말뭉치 기반으로 구축되어 단독 어휘(4,046개)가 많음을 확인됨. 등급 매칭 매트릭스 분석 결과, 국어원과 이독성 어휘는 등급 일관성이 가장 높음. 3개 출처의 등급이 모두 일치하는 비율은 31.7%, 2개 출처가 일치하는 비율은 66.5%로 대다수 어휘에서 최소 2개 이상의 출처가 동일 등급을 부여함.
(3) LLM과 인간 전문가 협력 기반 학습자 친화적 어휘 정보 구축
연구진은 1만여 개 어휘의 뜻풀이를 재진술하고 교과 맥락을 반영한 예시문을 제작함.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Google Gemini 2.0 Flash)을 활용해 초기 뜻풀이와 예시문을 생성하고, 10년 이상 경력의 현장 교사와 국어교육 박사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이 다층적으로 검토함.
- AI의 역할: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 중 4등급 이상 어려운 어휘가 포함된 경우에만 LLM이 개입하여 뜻풀이를 재작성하고, 품사별 종결 어미를 준수함. 예시문은 일반적 사용 맥락(유형 1)과 교과서 맥락(유형 2)으로 구분하여 생성함.
- 인간 전문가의 역할: AI 생성물의 난도 조정 실패, 의미 왜곡, 품사 불일치, 할루시네이션(환각), 교육적 편향성(성 역할 고정관념 등) 문제를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수정함. 뜻풀이의 정확성과 학습자 난도 적합성을 점검하고, 비문 또는 인위적인 문장을 자연스럽게 교체함.
- 주요 한계:
- 산출 형식 불안정성: 프롬프트의 종결어미 요구를 LLM이 무작위로 혼재하는 현상이 발생함. 구어체 종결이나 높임 표현 차이가 나타남.
- 품사 정보 처리 미비: 명사 표제어에 동사형 예시문이 생성되는 등 품사 불일치 사례가 빈번함. 다의어의 미세한 의미 차이 변별에 혼동이 발생함.
- 내용적 신뢰도 및 교육적 편향성: 과학적, 역사적 사실과 다른 할루시네이션이 포함되어 전문가의 사실 재확인이 필수적임. 성 역할 고정관념 등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편향성도 다수 발견됨. LLM이 제시하는 정교한 거짓말, 즉 할루시네이션은 교육 현장의 가장 큰 암초다.
(4) 사고도구어 교수학습 콘텐츠 개발
교과 학습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사고도구어 500개 단어족을 선정하고, ‘확인–짐작–이해–확장’의 4단계 모형에 따른 교수학습 콘텐츠를 개발함. 이 모형은 학습자가 어휘를 맥락 속에서 확인하고 스스로 의미를 추론하며, 정의와 용례를 통해 이해를 정교화한 뒤, 교과 및 사고 활동으로 확장하도록 구성됨. 이는 미니 레슨 형태로 제작되어 교과 수업에서 집약적인 활용이 가능함.
4. 결론 및 시사점
(1) 본 연구는 인공지능과 인간 전문가의 협업을 통해 학습자 수준에 최적화된 어휘 정보(뜻풀이, 예시문) 및 사고도구어 콘텐츠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함. 이러한 지원 체계는 학생들의 어휘 이해력 향상과 기초학력 보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
(2) AI 기반 교육 콘텐츠 개발은 효율성을 극대화하지만, 교육적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는 인간 전문가의 비판적이고 다층적인 검토 과정이 필수적임. 특히 AI의 형식 불안정성, 품사 처리 오류, 할루시네이션 및 교육적 편향성 노출은 인간 개입 없이는 교육 현장에 적용 불가능함을 명확히 함. AI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 전문가의 비판적 개입이 담보될 때만 발현된다.
(3) 학습자 맞춤형 어휘 학습 기능을 고도화하고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하여 기초학력 포털 내에 탑재하는 작업이 중요함. 학생별 이력 관리 시스템을 통해 최적화된 맞춤형 어휘를 제시하고, 검색 활동이 평가 및 심화 학습으로 연계되도록 유도함. 또한 텍스트 중심의 설명에서 벗어나 시각 자료, 영상 콘텐츠 등 매체를 다양화하고, 온·오프라인 학습을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함. 학교급별 특성을 반영한 현장 밀착형 적용 및 활성화 방안(예: 초등 ‘1일 1어휘’ 루틴, 중등 교과 미니 레슨 매뉴얼 보급) 마련이 시급함.
5. 리뷰어의 ADD(+) One: 생각 더하기
(1) 이 논문에서 가장 주목할 지점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 개발이 “이상적인 자동화”가 아닌 “효율적인 협업”의 과정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음. 단순히 AI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넘어, AI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그리고 그 간극을 인간 전문가가 어떻게 메우고 다시 AI를 개선하는지 그 반복적이고 정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및 다중 검토 과정을 상세히 담아냄. 이는 교육 콘텐츠 개발에서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인간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내는 협력자로 인식하는 성숙한 접근 방식임.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려는 교사들에게는 막연한 기대 대신, 구체적인 협업의 실천 방안과 필요한 역량을 제시함.
(2) 논문이 명시하지 않은 더 넓은 의미는 다음과 같음. 첫째, AI 시대 교사의 재정의를 시사함. AI는 단순 업무를 대체하고 효율을 높여 콘텐츠 생산력을 혁신함. 그러나 생성된 결과물의 교육적 적합성, 윤리성, 맥락적 정확성을 판단하고 수정하는 것은 여전히 교사의 고유 역량임을 보여줌. 이는 교사가 이제 콘텐츠 생산자에서 AI 콘텐츠의 비평가이자 큐레이터, 그리고 프롬프트 설계자로 진화해야 함을 의미함. 둘째, 학습과학의 AI 접목 가능성을 보여줌. 어휘 학습의 심리학적 기제(관여 부하 가설, 멀티미디어 학습 이론 등)를 AI 프롬프트 설계에 반영하려는 시도는, 단순히 기술을 교육에 적용하는 것을 넘어, 학습 이론에 기반한 지능형 교육 시스템 설계의 방향성을 제시함. 셋째, AI 윤리의 현장성 확보임. AI의 할루시네이션이나 편향성이 교육 현장에서 실제 학습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이를 통제하려는 노력은, AI 윤리 논의가 추상적인 원칙을 넘어 실제 적용 단계에서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임. AI는 교육 현장의 조력자이지, 교사의 대체재가 아니다. 이 논문은 그 본질을 증명한다.
(3) 이 연구를 발전시킬 구체적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음. 첫째,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개선 시스템 구축을 제안함. 현재는 전문가 그룹의 검토에 의존하나, 실제 교사와 학생 사용자들이 AI 생성 뜻풀이 및 예시문에 대한 피드백(오류 신고, 더 나은 제안 등)을 직접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함. 이 피드백을 축적하여 LLM의 재학습 데이터로 활용, 지속적인 AI 모델 개선과 현장 적합성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음. 둘째, 맞춤형 난이도 조절 프롬프트의 동적 제어임. 현재는 1~3등급 어휘 통제를 목표로 하나, 학습자의 실시간 반응 데이터를 기반으로 뜻풀이 메타 어휘의 등급 제한을 동적으로 조절하는 시스템을 개발함. 예를 들어, 특정 어휘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도가 낮으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더 낮은 등급의 메타 어휘로 뜻풀이를 재구성해 제시하는 방식으로 개인화 수준을 높임. 셋째, 능동적인 어휘 활용 촉진을 위한 생성형 AI 튜터 개발임. 단순히 뜻풀이와 예시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학생이 특정 어휘를 활용하여 문장을 만들면 AI 튜터가 문법적 정확성, 맥락 적합성, 창의성 등을 평가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대화형 학습 기능을 도입함. 이는 어휘 암기를 넘어 실제 언어 사용 능력을 함양하는 데 기여함.
6. 추가 탐구 질문
(1) 이 연구에서 개발된 어휘 학습 지원 체계가 학습자의 메타인지 능력 향상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은 무엇인가? 단순히 쉬운 뜻풀이와 예시문 제공이 학습자가 스스로 모르는 어휘의 의미를 추론하고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연구가 필요한가?
(2) 본 연구에서 확인된 AI의 할루시네이션 및 교육적 편향성 문제를 다문화 학생의 한국어 어휘 학습 지원 시스템에 적용할 경우, 문화적 배경과 고정관념의 복합적 편향성이 발생할 수 있음. 이러한 복합 편향성을 식별하고 제어하기 위한 AI 및 인간 전문가 협업 모델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
(3) AI 생성 콘텐츠의 저작권 및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는가? AI가 기존 사전을 참고하고, 전문가가 수정하며 최종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만약 오류로 인한 교육적 피해가 발생했을 때 그 책임은 AI 개발사, 연구진, 혹은 최종 검토자 중 누구에게 귀속되는가? 단순한 어휘 암기를 넘어선 사고력 함양은 AI에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출처
- 김지영, 김경령, 차경미, 홍원준. (2026). 학습자 친화적 어휘 교수학습 지원 방안 탐색 및 콘텐츠 개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보고 RRI 202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