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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료 걷는 병목형 리더

사람들은 배움과 성장을 나누기 위해 자발적인 조직이나 커뮤니티에 모여든다. 이들은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려는 선한 의도에서 출발한다. 이 과정에서 남다른 에너지를 쏟으며 흐름을 만드는 이들이 생겨나고, 그들의 헌신에 걸맞은 영향력이 차차 따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이는 조직이나 커뮤니티가 지속되는 데 필요한 건강한 동력이 된다.

문제는 조직이나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사소한 권한들이 생겨나면서 시작된다. 처음의 순수했던 공유의 가치는 흐려지고, 초기부터 자리를 지키며 역할을 맡았던 이들 중, 다수가 아닌 몇몇은 점차 통로가 아니라 병목이 되기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내게 있어 이런 모습이 개인적으로 사람에게 거리를 두거나 사람을 거르는 지점이 되는 것 같다.

어느 조직이나 커뮤니티에서 리더십이 병목이 되는 건 아주 골치 아픈 일이다. ‘병목’이란 넓은 길이 갑자기 좁아지며 흐름을 정체시키는 구간을 뜻한다. 병목 인간의 특징은 조직 안에서 정보와 기회, 의사결정과 결재의 길목을 가로막고 선다는 점이다. 특히 성장을 돕고 이끌어주어야 할 조직이나 커뮤니티의 선배, 리더가 병목이 될 때 그 해악은 더욱 뼈아프다. 이들은 성장의 가교가 되어 사람들을 연결해주기보다, 자신이 가진 보직이나 영향력을 무기로 통행료를 징수하듯 사람을 평가하고 거른다. 누군가의 성장 기회를 쥐락펴락하며 자신의 입지를 확인하고, 그 장벽 뒤에서 영향력을 공고히 한다.

이런 리더십 하에서는 건강한 비판과 제안이 잘 수용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오직 리더 자신의 유익과 돋보임이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곳은 성장을 멈춘 이들만의 리그가 되며, 그 리더십에 부합하는 기회주의자들만 많아져 서서히 고사해 가기 마련이다.

이런 일들을 목격할 때 단순히 타인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병목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자기 성찰이다.

특정 보직이나 역할을 오래 맡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가진 작은 권한을 권위로 착각하기 쉽다. 특히 교육자나 멘토라는 위치는 ‘가르치고 이끈다’는 명분 하에 자신의 아집을 선의로 포장하기 가장 쉬운 자리이기도 하다. 내가 없으면 이 모임이나 의사결정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오만함, 신입 구성원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은근히 견제하는 마음, 나를 통하지 않는 성장을 불편해하는 질투심이 싹트는 순간, 자신도 이미 또 다른 병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건강한 조직이나 커뮤니티를 지탱하는 힘은 결국 권한을 쥐었을 때 내려놓을 줄 아는 성찰적 태도에서 나온다. 병목을 하나의 권한으로 이용해서 내 뜻을 관철하는 편협함의 정치가 아니라, 사람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돕는 통로이자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지 늘 경계하는 메타인지가 필요하다.

길을 잃지 않는 유일한 전략은 외부에서 오는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정답이 향하는 방향을 매일 조용히 들여다보는 데 있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병목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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