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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블로그를 쓰는 닷커넥터, 그러니까 나 자신의 인터뷰다. 브랜드뉴스가 초등 교사이자 교사 연구회 ‘AI Teacher School’을 운영하는 나 김진관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1부는 AI 시대 교실의 변화와 교사의 역할, 그리고 ‘닷커넥터’라는 이름에 담긴 뜻을, 2부는 교사 커뮤니티와 AITS를 다룬다. 남의 말이 아니라 이 블로그 주인장 본인의 생각이라, 인터뷰 원문을 그대로 옮겨 기록으로 남긴다. 원문 출처는 맨 아래에 있다.

닷커넥터 김진관
닷커넥터(dot_connector) 김진관.

1부 — AI 시대 교실과 교사의 역할

Q. 안녕하세요 선생님,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블로그에서는 닷커넥터(dot_connector)라는 이름으로 제 생각과 경험의 조각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기술과 사람, 데이터와 오랜 믿음처럼 때로는 서로 부딪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탐색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배움, 나눔, 성장, 본질, 문화를 추구하는 연결주의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Q. ‘DoT_connector’라는 활동명을 사용하고 계신데요. 이 이름에 담긴 의도와 선생님의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요?

제가 스스로를 닷커넥터(Dot_Connector)라고 부르는 이유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 가장 맞닿아 있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식이든, 경험이든, 사람이든 세상의 모든 것들이 저마다의 점(dot)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들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흩어져 있을 때는 그저 파편처럼 보일 수 있는 점들 사이에 선을 긋고 연결하기 시작하면 비로소 의미 있는 형태가 되고 새로운 길이 보인다고 믿습니다.

예전에 ‘최고의 지성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질문에 대해 ‘단단한 지식의 뼈대 위에, 경계 없이 연결하는 유연한 근육을 키우는 것’이라고 한 제 나름의 답을 내렸습니다. 누군가 잘 그려놓은 지도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나침반으로 미지의 점들을 연결해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는 탐험가 같은 삶이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연결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으로 스스로에게 붙인 이름입니다.

이 생각은 자연스럽게 제 교육 철학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교육은 단순히 정해진 지식을 학생에게 전달하는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학생 안에 이미 존재하는 무수한 점들, 그러니까 그 아이가 가진 고유한 경험, 생각, 감정, 잠재력 같은 것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이런 교육 철학에서 교사는 옆에서 그 연결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결국 닷커넥터라는 이름에는, 분절된 지식과 경험을 이어 새로운 의미를 만들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저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저에게는 일종의 다짐이자 방향성인 셈입니다.

Q. 현재 가장 관심을 두고 탐구하고 계신 AI·교육 분야는 무엇인가요?

요즘 제가 가장 골몰하고 있는 주제를 물어보셨네요. 이 분야는 변화가 워낙 빨라서 관심을 두는 지점도 계속해서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처음 인공지능이 교육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학생 맞춤형 개별화 학습’을 이야기했어요.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춰 다른 학습 경로를 제공해 준다는 개념이었죠. 물론 매력적인 이야기였지만, 자칫하면 교육이라는 복잡한 과정을 너무 단순하게, 마치 정해진 지식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일처럼 여기게 될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교육학이 그동안 쌓아 올린 풍부한 논의들을 뒤로하고, 기술의 효율성만 좇게 될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이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역량을 강화해 줄 수 있을까’로 옮겨갔습니다. 흔히 말하는 ‘켄타우로스 모델’, 즉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력에 대한 것이었죠. 하지만 이것 역시 조금은 막연하게 느껴졌어요. 막연한 기대나 직관보다는, 교실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구체적인 증거와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요.

요즘 제가 가장 깊이 들여다보는 지점은 바로 그 ‘교사나 학생과 인공지능의 구체적인 협력 방식’에 있습니다. 인공지능을 단순히 지식 전달의 보조 도구로 보는 것을 넘어서, 학생들의 정서적, 창의적, 협력적 학습을 심화시키는 파트너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입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를 할 때 인공지능을 ‘아이디어를 촉진하는 창의적 파트너’나 ‘논의를 정리해 주는 회의록 담당자’ 같은 특정 역할을 부여하고 함께 일하게 하는 수업을 상상해 보는 거죠.

그리고 학습과학에 대한 관심이 생겨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뇌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이해하고, 뇌가 학습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과학적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이것이 모든 교육학의 밑바탕에 있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2023년도에 출간한 책인 《명탐정 준의 AI 파란 노트》나 올해 웹북으로 선보인 《AI의 지문》에서 선보였듯이 딱딱하고 어려운 AI 학습을 스토리텔링과 문제해결학습을 통해 몰입감 있는 학습으로 변환해주는 시도 또한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결국 제 관심은 기술 그 자체보다는, 그 기술을 통해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켜야 할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 묻는 것으로 향하는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쥐었을 때, 이것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는 결국 우리 교육자들의 철학과 상상력에 달려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그것이 인간의 본질적인 학습과 성장에 어떻게 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습니다.

Q. AI 시대에 교사와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저도 요즘 많이 되뇌는 화두 중 하나입니다. 인공지능이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이제 더 이상 ‘정답을 찾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는 점입니다. 인공지능은 우리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을 찾아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학교가 지식의 원천이었고, 학생들은 그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세상의 거의 모든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강력한 AI파트너가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역할은 그 파트너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습니다. 세상에 없던 질문, 인공지능조차 아직 묻지 못하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호기심과 통찰력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남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 하나는 ‘여러 정보를 엮어 비판적으로 판단하는 힘’입니다. 인공지능이 주는 정보는 굉장히 유용하지만, 그 자체로 완전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편향되어 있기도 하고, 맥락이 빠져있기도 하죠. 그래서 인공지능이 쏟아내는 수많은 정보들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서로 다른 정보들을 연결해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그 판단에 대한 윤리적인 책임까지 질 줄 아는 것이 중요하고요.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연결하는 힘’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교사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달라집니다. 교사는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이 좋은 질문을 만들고, 정보를 비판적으로 연결하며,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돕는 ‘학습의 촉진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해진 길을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만의 길을 탐험할 수 있도록 안전한 교실 환경을 만들고 함께 질문하며 탐구하는 동료가 되는 것이죠.

결국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기술과 경쟁하는 능력이 아니라, 기술을 활용해 인간 고유의 강점인 질문하는 능력,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능력, 그리고 공감하고 협력하는 능력을 더 깊이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교육 연구들을 탐색하고, 실천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180여개의 최신 논문들을 작년부터 꾸준히 아카이빙해오고 있습니다.

Q. 선생님이 생각하는 AI·에듀테크를 활용한 이상적인 수업은 어떤 모습인가요? 직접 경험하신 사례도 궁금합니다.

이 또한 제가 요즘 가장 마음에 품고 있는 화두입니다. 거기에 대한 저 나름의 답은, ‘디지털 기반 아날로그 수업’이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기반 아날로그 수업은, 겉으로 보기엔 첨단 기술이 가득한 교실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가장 인간적인 활동이 넘쳐나는 수업입니다. 기술이 교사와 학생을 더 가깝게 이어주는 다리가 되는 수업 풍경이죠.

학생들이 태블릿과 종이를 함께 쓰며 모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교실 장면
디지털로 기초를 다진 뒤, 태블릿을 덮고 서로 마주 보며 아이디어를 잇는 프로젝트 수업 장면.

일례로 학생들이 복잡한 사회 문제를 탐구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들 수 있겠네요. 예전 같았으면 제가 관련 자료를 잔뜩 준비해서 설명하고 나눠주는 것으로 시작했겠지만 그날은 조금 달랐습니다.

수업의 첫 부분은 아이들이 각자 태블릿을 들고 인공지능 챗봇과 대화하거나, 맞춤형으로 추천된 영상과 아티클을 읽으며 주제에 대한 기초 지식을 탐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마다 배경지식과 관심사가 다르니, 각자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자신의 속도에 맞춰 습득하도록 한 거죠. 저는 그동안 교실을 조용히 돌며 아이들의 화면을 훑어보거나, 학습 관리 시스템에 나타나는 데이터들을 보면서 누가 어떤 지점에서 막히는지, 어떤 것에 특별한 호기심을 보이는지를 파악했습니다. 여기까지가 ‘디지털’이 기반을 다지는 단계였어요.

그리고 약 30분 뒤, 제가 “이제 모두 태블릿을 덮어볼까요?”라고 말했을 때 비로소 진짜 수업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방금 파악한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해서 몇 개의 모둠을 즉석에서 구성해주고, 아주 개방적이고 정답 없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가 방금 각자 탐색한 지식을 바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동네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캠페인 하나를 기획해봅시다.”

그 순간 교실의 공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조용히 화면에 집중하던 아이들이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어요. 어떤 아이는 자기가 본 영상 내용을 근거로 아이디어를 냈고, 다른 아이는 챗봇과의 대화에서 얻은 통계를 이야기하며 그 아이디어를 반박했죠. 기술을 통해 얻은 각자의 ‘점(dot)’들을 서로의 대화 속에서 연결하며 새로운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때 제 역할은 지식 전달자가 아니었어요. 저는 아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더 깊은 질문을 던지는 촉진자였고, 논쟁이 과열되면 잠시 멈추고 서로의 감정을 살피게 하는 중재자였으며,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땐 가장 큰 목소리로 감탄해 주는 응원군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아날로그’ 수업의 본질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디지털 기반 아날로그 수업’의 의미를 온몸으로 깨달았습니다. 기술이 지식 전달이라는 교사의 반복적인 부담을 덜어주니, 저는 비로소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표정과 생각의 흐름에 더 깊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된 것이죠.

제가 농구를 좋아해서 이런 비유를 들곤 하는데요. 슛을 쏠 때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지만, 왼손이 공을 안정적으로 받쳐주지 않으면 정확한 슛이 나가지 않습니다. 저에게 아날로그 수업, 즉 학생과의 인간적인 만남과 상호작용은 슛을 던지는 ‘오른손’과 같습니다. 그리고 AI나 에듀테크는 그 오른손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묵묵히 돕는 ‘왼손’이고요.

결국 제가 꿈꾸는 수업은 기술을 통해 무엇을 ‘자동화’할까를 넘어, 그로 인해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로 무엇을 더 ‘인간화’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수업입니다. 디지털이라는 튼튼한 날개를 달고, 더 높고 깊은 아날로그의 세상으로 날아오르는 것, 그것이 제가 그리는 이상적인 교실의 모습입니다.

Q. 수업 준비와 실행 과정에서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자주 사용하는 에듀테크와 선택 기준도 궁금합니다.

저는 수업의 특정 ‘부분’에 AI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수업의 ‘준비’와 ‘실행’ 단계 전반에 걸쳐 AI를 서로 다른 역할의 조력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AI는 저의 창의적인 파트너가 되어줍니다. 예전에는 혼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수업 아이디어를 짜내거나 학생들의 흥미를 끌 만한 자료를 찾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하지만 요즘은 생성형 AI에게 제가 가르칠 주제와 학생들의 특성을 알려주고 함께 브레인스토밍을 합니다. “이 개념을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에 비유해서 설명할 아이디어 다섯 개만 줘” 와 같은 식으로요. 그러면 AI가 던져주는 아이디어들 속에서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영감을 얻곤 합니다. 반복적인 자료 제작 같은 일도 AI 에이전트의 도움을 받으면서, 저는 그 시간에 수업의 더 본질적인 흐름을 설계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 되었죠. AI가 저에게 쉼표를 주는 셈입니다.

수업을 실행하는 단계, 즉 교실에서는 AI의 역할이 달라집니다. 이때 AI는 저와 아이들 뒤에서 조용히 돕는 보조 교사가 됩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각자의 수준에 맞춰 AI 디지털 교육자료의 콘텐츠나 제가 직접 개발한 실시간 상호작용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학습하는 과정과 반응을 지켜봅니다. 누가 어느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어떤 오개념을 보이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죠. 그러면 저는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조용히 다가가 힌트를 주거나,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따로 모아 추가 설명을 해줄 수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웠을 아이들 각자의 학습을 기술이 보여주니, 저는 더 인간적인 소통과 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제가 에듀테크를 선택하는 기준은 사실 아주 명확합니다. 첫째는 ‘이 기술이 나에게 학생들과 더 깊이 상호작용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하는가?’입니다. 기술을 도입하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기술은 교사의 반복적인 업무를 덜어주고, 그로 인해 확보된 시간과 에너지를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쏟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둘째는 ‘수업의 주도성이 온전히 나에게 있는가?’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가진 도구라도 정해진 방식대로만 사용해야 한다면 저는 선택하지 않습니다. 도구는 제 수업의 철학과 목적에 맞게 제가 선택하고 재구성할 수 있어야 해요. AI 디지털 도구의 수많은 기능 중에서 이번 수업의 맥락에 맞는 기능 몇 가지만 선별해서 쓰는 것처럼, 기술은 교사의 손에 들린 유연한 무기가 되어야지, 교사를 이끄는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결국 특정 서비스의 이름보다는, 아이들의 개별 학습을 지원하면서 그 과정을 저에게 잘 보여주는 도구, 그리고 제가 하고자 하는 아날로그적 활동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는 유연한 도구를 선호합니다.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디지털 도구가 있다면 직접 바이브코딩으로 만들어 활용하기도 합니다.

2부 — 교사 커뮤니티와 AITS

Q. 교사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교사 커뮤니티를 운영하시기도 하고요. 좋은 교사 커뮤니티가 갖춰야 할 요소와 앞으로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교사 커뮤니티는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고, 또 많은 시간과 마음을 쏟고 있는 주제입니다. 교사 커뮤니티는 AI 시대 교육 혁신이라는 거대한 그림을 완성하는 가장 마지막 퍼즐 조각이자,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커뮤니티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조건은 ‘심리적 안전지대’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교사는 늘 무언가를 알고 가르쳐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있는 존재 같아요. 하지만 AI나 디지털 교육처럼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새로운 분야에서는 우리 모두가 학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공간, 앎의 위치에서 모름을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기꺼이 모름의 자리로 내려와 함께 답을 찾아가는 문화가 있는 곳이 좋은 커뮤니티라고 믿습니다. 자신의 교실 문을 열고 실패를 공유했을 때 비난이 아니라 격려가 돌아오는 곳, 그런 신뢰 속에서만 교사들은 두려움 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진정으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두 번째는 명확한 ‘가치와 비전의 공유’입니다. AI 도구나 수업 팁 같은 단편적인 정보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왜 이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지, 이것으로 어떤 교육을 꿈꾸는지 같은 더 깊은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연구, 기여, 연결, 순환, 성장’ 같은 핵심 가치를 함께 이야기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이런 공유된 가치는 어떤 외적인 보상이 없어도 우리를 모이게 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게 붙잡아주는 든든한 닻이 되어 줍니다. 커뮤니티의 정체성이자 응집력의 원천인 셈이죠.

AI 티처스쿨 미션과 핵심가치 인포그래픽 — 연구, 기여, 연결, 순환, 성장 5단계
AI 티처스쿨(AITS)의 다섯 핵심 가치 — 연구, 기여, 연결, 순환, 성장.

앞으로 이런 자발적인 교사 커뮤니티가 교육 생태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처럼 위에서 내려오는 하향식 연수나 일방적인 정책만으로는 지금처럼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속도와 교실 현장의 다채로운 상황을 모두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많은 선생님들께서도 공감하실거라 생각합니다.

결국 좋은 교사 커뮤니티는 단순히 모여서 무언가를 배우는 곳을 넘어, 서로의 성장을 지지하고 실패를 격려하며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는 살아 숨 쉬는 유기체와 같습니다. 저 역시 그런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함께 배우고 기여하며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Q. AITS 연구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현재 활동, 앞으로의 목표와 방향이 궁금합니다.

AI 티처스쿨은 저에게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의미가 있는 곳이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게 되네요.

제가 2022년도에 이 모임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사실 거창한 계획보다는 하나의 질문과 약간의 불안감에서 출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성큼 다가오는데, 과연 우리 교사들이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제대로 길러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었죠.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너무나 넓고 깊어서 마치 광활한 바다 같았어요. 당장 무엇부터 공부해야 할지 막막했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선생님들이 비슷한 혼란을 느끼고 계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깨달음이 스쳤습니다. 교사가 인공지능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언어로 오개념 없이 이야기해줄 수 있겠구나. 바로 그 생각이 AI 티처스쿨의 시작점이었습니다. 저 혼자 공부하기보다는, 이 막막함을 함께 나눌 동료들을 모아 자율적으로 함께 공부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보자고 마음먹었죠. 처음에는 그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닌, 모두가 주인이 되는 커뮤니티를 꿈꿨지만, 혹시나 기존의 연수 방식처럼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서툴더라도 꾸준히 무언가를 함께 해나가는 작은 발걸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시작된 저희는 지금도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처럼 교육 정책이나 기술이 급변할 때는 긴급하게 온라인 세미나를 열어 함께 흐름을 읽고 대비하기도 하고, 다른 좋은 커뮤니티와 협력해서 더 많은 선생님들과 배움을 나누는 연수를 기획하기도 합니다. 또 저희가 함께 공부하고 탐구한 내용들이 흩어지지 않도록, ‘디지털 AI 도구 라이브러리’ 같은 콘텐츠를 만들거나 책으로 엮어내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구체적인 결과물들이 쌓여가면서 저희의 활동에 더 큰 동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앞으로의 목표와 방향을 묻는다면, 저는 AI 티처스쿨이 단순한 지식 학습 모임을 넘어 ‘학습 문화 커뮤니티’로 자리 잡는 것을 꿈꿉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들면서, 운영진이 무언가를 결정해서 공유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계획 단계부터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의미를 만들고 방향을 설정하는 ‘우리 모두의 연구 공동체’로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지만, 당연하지 않은 꾸준함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결국 문화가 뿌리내린 커뮤니티에서 나온다고 저는 믿습니다. 저희가 함께 정한 ‘연구, 기여, 연결, 순환, 성장’이라는 가치처럼, 각자의 배움이 공동체에 기여가 되고, 그것이 다시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모두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 그것이 제가 AI 티처스쿨을 통해 그리고 있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Q. AI 시대를 준비하고, 함께 헤쳐나가는 동료교사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니, 그동안 제가 고민하고 기록해 온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거창한 조언보다는 제 마음속에 있는 솔직한 다짐 같은 것을 나누고 싶네요.

제가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기술의 속도를 쫓아가야 한다는 불안감에서 잠시 벗어나 보시라는 겁니다. 그 대신 우리 스스로에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는 왜 교사인가?’, ‘내 교실에서 가장 지키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들 말입니다.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도구는 결국 우리가 그 답을 실현하기 위해 쓰는 것이지, 도구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으니까요. 저 역시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지만, 그럴 때마다 제가 지키고 싶은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되새기며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제 교사는 ‘모든 것을 아는 전문가’가 아니라 ‘가장 앞서서 배우는 학습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배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정작 우리 자신은 변화를 두려워한다면 그 말은 공허하게 들릴 겁니다.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아이들과 함께 인공지능에게 질문을 던지고, 때로는 실패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가장 훌륭한 살아있는 교육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I는 교사의 역할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학습 동반자’로서의 본질에 더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고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절대로 혼자 끙끙 앓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는 혼자 맞서기에는 너무나 높고 거셉니다. 교실 문을 닫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옆 반 동료에게 오늘 수업에서 잘 통했던 질문 한 줄, 혹은 AI가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던 실패담 하나를 공유하는 작은 실천이 필요합니다. 저의 작은 경험이 동료에게는 어둠 속의 등불이 될 수 있고, 그렇게 이어진 작은 불빛들이 모일 때 우리는 비로소 길을 잃지 않고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미래는 우리에게 AI를 대체할 것인지 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를 어떻게 맞이하고, 어떻게 교육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할 것인지를 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기술이 아니라, 바로 우리 교사들 각자의 마음과 우리들의 연결 속에 있습니다.

닷커넥터 김진관은

닷커넥터의 서재 — 김진관 저서 표지 모음
닷커넥터의 서재.

초등학교 교사이자 교사 연구회 ‘AI Teacher School(AITS)’을 운영한다. 블로그에서는 ‘닷커넥터(dot_connector)’라는 이름으로 기술과 사람, 데이터와 오랜 믿음 사이의 점을 잇는 기록을 남긴다.

  • 수업·평가 연구회 (전) TRIPOD 회장, (현) 운영진
  • (현) 교육부 AI 디지털 교육혁신 선도교사, AIEDAP 마스터교원
  • (현) 교육부 교육과정·수업·평가 현장지원단, 학생질문중심 수업평가 선도교원
  • (전) 대전교육정보원 대전AI교육지원체험센터 파견교사
  • 저서 『요즘 교사를 위한 AI 디지털 수업 설계 가이드』(한빛미디어), 『대한민국 교육 르네상스』(앤써북), 『교실 속 AI 디지털 교육 인사이트』(박영사), 『교육자를 위한 디지털 AI 도구 라이브러리』(박영사), 『챗GPT로 시작하는 생성형 AI 프로젝트 수업』(테크빌),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 100% 활용하기』 시리즈(초등·중등·특수편, 박영사), 『명탐정 준의 AI 파란 노트』(에이블북스), 『너도 한번 AI 만들어볼래』(미디어숲) 등 공저

프로필 — 닷커넥터 링크트리 · 이 블로그

출처

  • 브랜드뉴스 [인터뷰 ①] https://www.ibrand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92
  • 브랜드뉴스 [인터뷰 ②] https://www.ibrand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2807

원문 출처는 브랜드뉴스(BRAND NEWS)이며, 이 게시물은 해당 인터뷰를 블로그에 재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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