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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기술은 항상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교실에서 AI를 어디까지 활용해야 하는가? 혹은, 어디까지 밀어내야 하는가? 이 질문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고, 우리는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AI티처스쿨 교육 분과, AI 시대의 좋은 수업을 함께 연구하다

AI 시대, 좋은 수업의 나침반을 찾다

대전AI교육 교사커뮤니티 AI티처스쿨(AITS)은 초등, 중등,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모여 이 질문에 답을 찾아나가는 연구회다. 오는 9월부터 우리는 두 개의 분과 활동을 시작한다. AI 디지털 기술 분과는 AI 에이전트로 각자의 일을 다시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앞선 글에서 소개했다), AI 디지털 교육 분과는 기술이 교실 안팎에서 ‘좋은 수업’을 어떻게 재정의하고 가능하게 하는지 그 교육학적 접점을 파고든다.

우리의 핵심 정체성은 명료하다. 우리는 AI 시대의 좋은 수업을 함께 연구하는 ‘교육학 분과’다. 이 연구는 단순히 AI 도구를 수업에 가져다 쓰는 데 그치지 않는다. AI를 지혜롭게 다루는 새로운 교육 철학을 설계하는 일이다. 하나의 공통된 나침반을 공유하되, 각자의 여정에서 발견한 지식을 연결하여 AI 시대 교육의 시야를 넓힌다. 이 나침반이 바로 그레그 니마이어 교수가 제시한 Minus AI, Plus AI, Times AI 프레임워크다.

AI티처스쿨 교육 분과, AI 시대의 좋은 수업을 함께 연구하다

AI 활용의 세 가지 모드, 감산·가산·승산

UC 버클리 미디어 혁신 교수인 그레그 니마이어는 AI를 교육에 활용하는 방식을 세 가지 모드로 제안했다. 이 모드들은 AI의 유무를 가르는 데서 그치지 않고, AI가 학습과 인간에게 미치는 근본적인 영향력을 숙고한다. 우리는 이 프레임워크를 공통의 언어로 삼아 각자의 수업과 연구를 해석하고 공유한다. 니마이어는 이 세 모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수업의 목적에 따라 현명하게 오가는 능력이 AI 시대 교육의 핵심 역량이라고 단언한다.

모드 AI 활용 방식 핵심 목적 필자의 시사점
Minus AI 의도적 배제 실재감, 깊은 연결, 기초 인지 강화 인간 본연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Plus AI 투명한 협업자 사고 확장, 학습자 주도 AI는 촉진자이나, 주도권을 넘기는 순간 학습은 표류한다.
Times AI 지식 구조 재편 매체 새로운 창작, 연결, 탐구 AI와 함께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지적 모험’이 시작된다.

Minus AI는 AI와 디지털 기술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인간의 두뇌와 몸의 경험만으로 배우는 모드다. 이는 학습자가 실재감을 느끼고 동료와 깊은 연결을 경험하며, 기초 인지 능력을 견고히 하는 시간이다. 디지털 과몰입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간적이고 본질적인 경험을 복원하는 일이다. Plus AI는 AI를 투명하고 의도적인 협업자로 삼는 방식이다. 학습자가 주도권을 쥐고 AI와 질문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사고를 확장하는 데 집중한다. 이는 AI가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닌, 적극적인 사고의 파트너가 됨을 의미한다. 가장 급진적인 것은 Times AI다. AI를 도구가 아니라 지식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새로운 매체로 다룬다. 인간 단독으로는 도달하기 어려운 새로운 형태의 창작, 연결, 탐구를 지향한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지적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공동 창작자가 된다. 이는 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지점이다.

이 세 가지 모드는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다. 그것은 수업을 설계하는 교사의 ‘전략적 안목’을 시험한다. 각 모드의 본질을 이해하고, 언제 어떤 모드가 가장 적절한지 판단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AI 시대 교사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이다.

신뢰가 곧 학습 성과, C=Q×T×K의 의미

니마이어 교수는 인지적 통찰을 설명하는 공식 C = Q × T × K를 제시했다. 여기서 C는 인지적 통찰(Cognitive Insight), Q는 질문의 질(Quality of Questions), T는 신뢰(Trust), K는 지식 기반(Knowledge Base)을 의미한다. 이 공식은 곱셈 구조를 지닌다. 즉, 이 세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0에 수렴하면 전체 학습 성과 또한 0이 된다. 특히 신뢰(T)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AI의 답변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거나, AI가 제시하는 정보에 대한 비판적 판단이 결여된다면, 학습 성과는 처참하게 무너진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AI, AI와 정보 소스 간의 ‘신뢰’가 학습의 핵심 동력이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프레임워크의 상세한 해설과 초등 교실 적용 사례는 별도 글에서 깊이 다룬다. 중요한 것은, 이 개념들이 우리가 AI 시대의 교육을 논하는 데 필요한 공통의 언어와 깊이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는 사실이다. AI는 그저 기술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교육의 본질과 인간의 학습 방식을 재고하게 만드는 하나의 거울이다.

AI티처스쿨 교육 분과, AI 시대의 좋은 수업을 함께 연구하다

연구의 지평을 넓히고, 발견을 연결하는 방법

우리의 분과는 정해진 커리큘럼을 따르지 않는다. 각 선생님은 자신에게 가장 유의미한 출발점에서 자유롭게 탐구한다. 그것이 최신 기사 한 줄이든, 흥미로운 영상 클립이든, 한 권의 책이든, 논문이든, 혹은 자신의 수업 장면이나 학생 활동 기록이든 모두 연구의 귀한 출발점이 된다. 중요한 것은 그 자료에서 발견한 통찰을 동료들과 나누는 과정이다. 서로 다른 관점과 경험이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AI 시대 교육의 복잡한 퍼즐 조각들을 맞춰나간다.

이 과정은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아니다. 우리가 각자의 교실에서 부딪히고,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하며 얻은 생생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과정이다. 동료 교사의 깊이 있는 관찰 일지나 예상치 못한 학생의 반응 기록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연구의 불씨가 된다. 형식적인 학습 공동체 활동으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현장 기반의 유기적 지식 생산 방식이다.

AI 시대 교사의 역할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않는다. AI의 가능성을 환영하되, 그 이면의 부작용과 윤리적 문제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AI의 편리함 뒤에 숨은 데이터 편향, 알고리즘의 불투명성, 인간 소외의 위험성 등은 끊임없이 경계해야 할 지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적 시각이 AI 활용을 멈추게 하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그 위험성을 인지하고, 그것을 최소화하며 AI의 긍정적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시키는 ‘방법론’을 모색하는 일이다.

교사의 역할은 이제 콘텐츠 전달자에서, 이 복잡한 기술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나침반이 되는 ‘지적 설계자’로 진화한다. 이는 고립된 개인의 노력이 아니다. 동료들과 함께 의심 사례를 들여다보는 5분, 학년 메신저에 남기는 한 줄의 실험 후기, 점심시간 동학년 선생님들과 나누는 AI 활용 경험 한 토막들이 모여 견고한 집단 지성을 형성한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야말로 AI 시대 교육 혁신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된다.

AI는 거대한 파도와 같다. 이 파도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이 파도를 타고 나아갈 것인가. 우리는 후자를 택한다. 두려움 대신 호기심으로, 고립 대신 연결로, 현상 유지 대신 전략적 모험으로 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이 여정에 함께할 동료 선생님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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